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서 해빙 분위기 ‘포착’
영끌족 성지 ‘노도강’에서는 폭락 거래 속출
전문가 "연말이나 내년 연초까지 상황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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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회복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음에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는 폭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사진은 노원구 한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
◇ 서울 핵심 지역 중심으로 상승세 이어져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3057건으로 2021년 8월(4065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 또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78.4로 전주 (77.3) 대비 1.1포인트(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2월 넷째 주(27일 기준) 66.3으로 저점을 찍은 뒤 3월 첫째 주(67.4)부터 11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회복세는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서울 내 부촌으로 평가받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위치한 동남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15일 기준)에 따르면 강남구는 전주 0.01%에서 0.10%로 상승했으며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또한 0.02%에서 0.10%까지 올랐다. 송파구는 전주 0.08%에서 0.11%까지 상승했으며 강동구 또한 0.06% 올라 전주(+0.02%)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 해당 지역에서는 눈에 띄는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 17일 22억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1월 18억7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에 비해 약 4달 만에 3억원 이상 상승했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119㎡에서는 지난달 29일 신고가(34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 ‘노도강’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언제까지?
이처럼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해빙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노도강에서는 여전히 하락 거래가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세가격도 급락하면서 매매 가격을 끌어내리는 형국이다. 노원구 일부 지역은 매매가뿐만 아니라 전세값도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도강 지역 내 폭락 거래가 빈번한 추세로 역전세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18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17일 4억8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2021년 10월 최고가(8억3000만원)에 비해 42% 이상 폭락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59㎡ 또한 지난 16일 5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21년 10월 최고가(7억8000만원) 대비 2억5000만원 하락했다.
노원구는 노도강 중에서 유일하게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폭락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3단지’ 전용면적 45㎡는 지난 16일 3억3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1년 9월 최고가(5억9700만원)에 비해 44% 이상 폭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도강의 하락세가 규제 완화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전세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매매시장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바닥을 다지고 있다"면서 "규제 완화로 인한 수요들이 핵심 지역으로 몰렸기 때문에 ‘강남3구’ 및 용산구 등 중심지에 상승세 영향이 두드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굳이 외곽으로 몰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고금리가 유지되는 연말이나 내년 연초까지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