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정부에 "中서 10%까지 증산 허용해 달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4 08:25
삼성전자, 반도체 한파에 1분기 영업이익 96% 급감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법의 보조금을 받는 우리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두 배로 늘려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보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 상무부의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 세부 규정안에 대한 의견서에서 "가드레일 조항을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부당한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이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규정안에 있는 ‘실질적인 확장’(material expansion)과 ‘범용(legacy) 반도체’ 등 핵심 용어의 현재 정의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우려 기업과 공동 연구나 기술 라이선싱(특허사용계약)을 하면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는 ‘기술 환수’(technology clawback) 조항이 제한하는 활동의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공개본에서 실질적인 확장과 범용 반도체의 정의를 재검토해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고도 중국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드레일 규정안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이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중대한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이상, 이전 세대의 범용 반도체는 10%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의 실질적인 확장의 기준을 기존 5%에서 10%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정부는 범용 반도체와 관련한 기준 완화도 요청했다. 현재 상무부는 범용 반도체를 ▲ 로직 반도체는 2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 D램은 18나노미터 ▲ 낸드플래시는 128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산업협회(KSIA),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우려국과 특허사용계약을 막으면 반도체 생태계에 필요한 일상적인 사업 거래에 지장을 주고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는 기업을 전략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이전에 체결한 계약에 따라 우려국과 진행하는 공동 연구 등 활동은 허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외국 우려 단체’(foreign entities of concern)의 정의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기 때문에 수출통제명단에 포함된 기업 등으로 좁혀야 한다고도 밝혔다. 또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심사 과정에서 기업에 민감한 기술·기밀 정보 요청을 자제하고 기업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할 것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환수 조항과 관련해 상무부가 일부 용어를 명확히하거나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실질적 확장의 기준을 10%로 늘리거나 기존 생산장비의 업그레이드나 교체는 실질적 확장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의견서에서 기업이 기존 시설을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확장의 정의를 5%에서 10%로 높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상무부는 전날 의견 접수를 마감했으며 앞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해 연내에 확정된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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