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세가격지수 85.8로 전국 최하
미분양 1만3199가구로 전국 최다
전문가 "대구 전세가격 연내 지속 하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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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 아파트 전세가격이 7년 전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사진은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김다니엘 기자 |
◇ 전세가격지수 하락, 미분양…연이은 악조건
24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올해 지난 4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을 분석한 결과 대구의 전세가격지수는 85.8로 2년 전 수치(116.8) 대비 26.5% 이상 하락했으며 전국 시군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7년 전인 2016년 10월(85.3)과 비슷한 수치이며 최근 10년간 최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7, 8월(118.2)와 비교하면 27.4% 이상 내렸다. 대구의 전세가격지수는 2021년 8월을 시작으로 21개월째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15일 기준)에 따르면 대구 전세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0.81%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미분양 사태가 대구 전세가격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04가구로 집계됐으며 대구는 이 중 18.3%에 달하는 1만3199가구로 전국 최상위에 위치했다.
대구의 미분양 가구수는 전월(1만3987가구)에 비해 788가구 감소했지만 이는 급매물 거래와 규제완화 효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것의 효과일 뿐 일시적인 현상이며 향후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뒤따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구에는 내달 2756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전세시장에 미치는 하방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달 분양 물량(2810가구)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전국적으로 봤을 때 인천, 경기, 서울, 충북, 부산에 이어 6번째이다.
◇ 전세가격 폭락으로 ‘역전세난’ 빨간불
전세가격이 대폭 하락하고 미분양 및 입주 예정 물량이 이어지면서 대구에는 ‘역전세난’(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상황)에 대한 경고등 또한 켜진 상황이다.
최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 2만7952건 중 1만7016건(60.88%)이 2년 전(2021년 1분기) 대비 더 낮은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으며 대구의 경우 1102건 중 948건(86.03%)로 집계돼 전국에서 역전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실제 대구에서는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한 단지들이 다분하며 역전세 거래 또한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대구 내 최고 부촌으로 평가받는 수성구 만촌동의 ‘만촌삼정 그린코아에듀파크’ 전용면적 75㎡는 지난달 22일 3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면서 지난 2020년 10월 최고가(6억5000만원)에 비해 2억2000만원 하락했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84㎡는 2019년 11월 5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지난달 23일 4억원에 신규 계약되면서 1억3000만원 하락했다.
수성구 시지동 ‘수성알파시티 동화아이위시’ 전용면적 84㎡는 2020년 8월 4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됐지만 지난 12일 3억4000만원에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1억4000만원 하락했다.
일부 수요자들은 평균 전셋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1분기 거래 만기 물건이 내년 1분기 나온다는 점과 미분양 사태를 지적하면서 향후 대구 전세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구의 전세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대구에는 3만2836가구의 입주 물량이 예정돼있으며 평년에 비해 수치가 큰 편이라 전세가격 상승 전환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분양, 신규 입주 물량 등의 영향으로 올해까지 대구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