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느낌?"...개딸 수박 대하는 ‘오묘한’ 태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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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른바 ‘수박 논쟁’이 거듭 점화되고 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강성 당원인 개딸들이 비명계 의원들에 사용하는 멸칭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는 일반 여론과 당원 민심 사이 ‘수위 조절’에 힘쓰면서 비명계에 견제구도 던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4일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된 당원들과 대화에서 "(특정 사안에) 옳으니 그르니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지만, 폭언과 모욕, 위압 등은 (상대 진영에) 꼬투리를 잡힐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개딸들에 비명계를 공격하더라도 여론의 질타를 받을 정도의 수위는 피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최근 비명계 의원들에 지속적 욕설 문자를 보낸 당원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지난 21일 공개한 모욕적 공격 문자에는 "이간질에 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문자를 보낸 사람이) 당원이 아니었다"며 "이는 당원을 가장해 장난했거나, 이간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삼십육계’ 중에 돈 안 들고 제일 효과적인 전략이 이간질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며 "불필요하게 내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부는 이 의원 문제제기 이튿날 당 윤리감찰단에 모욕 문자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당원 명부 확인 결과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외부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자 친명계는 이를 고리로 이 의원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무슨 근거로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이 ‘개딸’ 당원이라고 단정해 당 대표에게 개딸과 절연하라고 요구했는지 소명하라. 상대를 악마화해 공격하려는 순간부터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고 따져 물었다.

박성준 대변인도 ‘문자 테러’ 감찰 결과를 공지한 서면 브리핑에서 "감찰단은 이 의원의 문자 공개 당시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도 확인해 향후 유사한 이간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이간계에 당해 당에 피해를 줬다는 취지의 비판을 에둘러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조사 결과와 관련,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냥 당원이 아니니까 (조치를) 중단해야 하나. 당 차원의 고발 조치가 추가로 가해질 수도 있다"며 "여기서 그냥 중지해버리면 싱겁게 끝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가운데 개딸들은 공개적으로 비명계 공격 지시를 내릴 수 없는 이 대표가 ‘시그널’을 보낸 다는 해석까지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지난 16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열린 ‘청년 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더위 속에 수박을 먹는 모습도 ‘공격 시그널’로 해석하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비명계는 이 대표에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 놓으라는 ‘확실한 선 긋기’ 요구도 하는 상황이다.

이날 이 대표 유튜브 방송 역시 강성 지지층을 타이르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터져 나온 메시지는 여전히 강경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임세은 전 부대변인은 이 대표와의 대화에서 대선 불복성 발언을 내세워 이 대표를 추켜세웠다.

그는 "지난 대선은 사기꾼이 만든 사기 대선"이라며 "느낌적으로 대통령이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느낌"이라고 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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