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잡아라…건설업계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9 14:00

‘제2의 마셜플랜’…우크라 재건에 한국 손 거들어



국토부, 폴란드 등 방문…재건사업 참여 의지 피력



건설업계, 향후 수주가능성 두고 사업참여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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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한 주간 폴란드 등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올해 3월 2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전투가 벌어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한 마을. 출처=AP,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한 주간 폴란드 및 독일 등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를 위한 광폭행보에 나섰다. 덩달아 국내 건설사들의 재건사업 수주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희룡 장관의 해외 순방 후 국내 건설업계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를 통해 ‘K-건설’의 바람이 몰아칠지 기대되고 있다.


◇ 국토부, 재건사업 참여 의지 피력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장관은 지난 2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재건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23일에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고위급과 함께 △재건 및 개발 프로젝트 참여 △스마트시티 조성 △교통인프라 개발 △인재 양성 등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 올렉산드라 아자르키나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차관은 향후 추진할 재건사업 5000개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 ‘꿈(Dream)’을 한국 정부와 공유하기로 하는 등 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원 장관은 이어 24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재건사업 참여에 대한 의지를 재차 분명히 했다.

참고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규모는 최대 9000억 달러(약 1200조원)에 달하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돼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완전히 복구하는 데만 족히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국가와 기업 간 수주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다.

원희룡 장관은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 가장 빠르게 국가 재건과 경제 성장을 이룩한 재건을 경험한 한국을 언급하며 "스마트시티 및 첨단 기술 기반의 교통망 조성 등 한국 공공기관과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다리를 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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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최근 우크라이나 공동체영토인프라개발부 올렉산드르 아자르키나 차관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토부


◇ 국내 기업 수주 가능성 관심 ‘집중’

이와 관련해 국내 대형 건설사 중에선 먼저 현대건설 행보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전문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팀 홀텍’을 구성하고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원자력 공사 에네르고아톰과 함께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을 위해 SMR을 짓기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최근에는 디와이디 계열사 삼부토건도 수주에 한 발짝 다가섰다. 삼부토건은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요충지 마리우폴(Mariupol)시를 두고 폴란드 건설회사 ‘에프원 홀딩스 유한회사(F1 Family Holding LLC)’와 재건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참고로 폴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프원 홀딩스는 현재 우크라이나 부차(Bucha) 지역에서도 복구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피해 도시 중 코노토프(Konotop)시와도 재건 사업과 관련해 포괄적 양해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도로 재건사업에도 성과가 기대되는 기업이 있다. 국내 가드레일 제조 기업 카리스는 국가기관인 우크라이나 국가도로건설자총연합회(NADU)로부터 전략적 파트너십 지위를 획득했다고 지난 26일 밝힌 바 있다. 도로의 계획, 설계, 자금조달, 건설 및 유지보수 등 전 단계에서 포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시사했다.

한편 전쟁 후 재건사업에는 장밋빛 전망만 있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011년 이라크 재건사업 당시에도 국내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로 이라크 정부의 전후 복구사업 일환 중 하나인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화 건설부문이 참여했는데 공사비 미지급 등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재건사업에 국내 건설사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이긴 하나, 재건사업은 변수가 많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내걸 수도 있다"며 "사업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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