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금 결국 밑 빠진 독이었나...전기·가스요금까지 뛰자 저소득층 적자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30 08:32

2023053001001541500075001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 전기 계량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 적자 살림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저소득층에 지급된 각종 지원금 영향이 사라지고 정부가 미뤄뒀던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본격화되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가계동향 자료에서 1분기 전국 가구 중 적자가구 비중은 26.7%를 기록했다.

적자가구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가구를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등 비 소비지출을 뺀 개념이다. 즉, 가구가 소비지출이나 저축 등으로 쓸 수 있는 돈이다.

소비지출은 식료품, 의류, 주거, 가정용품, 교통, 통신, 교육, 음식·숙박 등 일반적인 형태 지출을 의미한다.

적자가구는 번 것 이상을 쓴 가구, 즉 빚이 쌓이는 가구일 가능성이 크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저소득층에서는 적자가구 비중이 62.3%나 됐다. 세 집 중 두 집 가까이가 이번 1분기 적자를 냈다는 것이다.

1분기 중 1분위 적자 가구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 2020년과 2021년 각각 60.6%, 2022년 57.2% 수준을 기록하다가 올해 들어 5%p 이상 뛰어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는 65.3%로 올해보다 높았다.

1분기 1분위 가구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85만 8000원이었다. 이들의 소비지출은 131만 9000원으로 매월 46만 1000원 적자를 냈다.

1분위 소득은 1분기에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소득은 1.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오히려 13.7% 증가했다. 지출 증가율로 보면 오락·문화 지출이 43.3%, 교육이 35.1%, 음식·숙박이 31.8%로 크게 늘었다.

 

결국 물가가 오른 수준 보다 벌이는 줄고, 지출은 늘어난 것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원금 등 정책으로 저소득층 경제와 소득 분배를 개선했다고 강조했었지만, 소득 성장에 대한 유인 없이 소비 증가만 유도했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문 정부가 미뤄뒀던 전기·가스요금 인상도 저소득층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1분기 소득 1분위 지출 비중은 주거·수도·광열비 비중이 23.1%로 가장 높았다. 관련 지출은 전기·가스요금 인상분이 반영돼 1년 전보다 15.7% 늘었다.

1분위 가구에선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 비중이 19.0%, 보건이 13.9%로 뒤를 이었다.



hg3to8@ekn.kr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