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있지만 싼값에…MZ세대 ‘리퍼상품’에 몰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07 18:30

고물가 지속에 반품·흠집 상품 온라인거래 급증
고객·매출액 늘자 11번가·티몬·쿠팡 전문관 경쟁
"소유보다 구매효율 중시" 젊은세대 소비관 반영

쿠팡 반품마켓

▲쿠팡 반품마켓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생활물가의 상승세와 경기 부진이 겹쳐 소비생활에 압박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늘면서 이커머스 온라인거래에서 ‘리퍼 상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리퍼 상품은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되거나 미세한 흠집으로 정상 판매가 어려움 상품을 말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머커스기업 11번가는 지난 4월 리퍼상품 전문관 ‘리퍼블리’를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달까지 전체 리퍼 관련 상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통상 온라인몰 중 입점 판매업체의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업계에서 ‘거래액’은 ‘매출’과 같은 의미로 통한다. 리퍼 상품 전문관 출시로 관련 상품 매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 리퍼 전문관 속속 등장…노트북·핸드폰에 가구·안마용품까지 인기

11번가의 리퍼 상품 카테고리별 거래액은 리빙(가구), 건강(안마용품) 등 대표 인기 카테고리 상품에서 두드러져 1000% 이상 신장률을 기록했다. 리퍼블리 출시 한달 기간(4월 3일~5월 2일) 침실가구 거래액은 전월동기(3월3~4월 2일) 대비 무려 1949%, 안마용품도 거래액도 1505%나 치솟았다.

11번가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상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겨냥해 선보인 리퍼 상품 전문관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노트북이나 핸드폰 등 전통적인 인기 제품군 외에도 가구나 안마 용품 그리고 주방 가전 같은 기존에 주목받지 않았던 상품 카테고리에서도 다양하게 리퍼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주요 이커머스의 리퍼 거래실적 현황
구분 거래액 추이 구매고객 수 
11번가 리퍼블리 거래액(4~5월)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 미집계
티몬 리퍼임박마켓 월평균 거래액(5월 기준) 지난해 11월 대비 239% 신장 4배(324%) 증가
쿠팡 미공개 출시 3개월간 35% 증가
자료:각 사
티몬도 지난해 12월 리퍼 상품이나 전시, 스크래치 및 못난이 상품, 소비기한 임박 상품들을 모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리퍼 임박마켓’을 새롭게 선보였다. 리퍼 임박마켓의 월평균 거래액은 리뉴얼 직전 달인 지난해 11월보다 3.4배(239%)나 커졌고, 구매고객 수도 4배 이상(302%)으로 증가했다.

티몬은 리퍼 전용관을 리뉴얼하면서 리퍼 상품 영역을 가전 외에도 생활용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리퍼브 선글라스, 리퍼 생활용품 모음전 (행주, 배수구 커버매트, 양말, 곰팡이 방지 테이프 등 소소한 생활용품),리퍼 요가용품 (요가매트), 리퍼 주방용품 (냄비, 칼세트, 그릇), 리퍼 캠핑용품 등이 최근 한달간 판매 상위 상품군에 올랐다.



◇ 싼가격에 사용 훼손 없어 MZ세대 리퍼상품 ‘효율소비’ 선호

쿠팡의 경우, 반품제품 전문관 ‘반품마켓’ 구매 고객 수가 출시 3개월 만에 35% 늘어났다. 쿠팡 모바일 앱에서 이용 가능한 반품마켓은 쿠팡에서 판매됐다가 반품된 상품을 회사가 직접 검수해 다시 판매하는 코너이다.

이처럼 최근 온라인몰 리퍼 상품 거래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리퍼 상품이 일반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리퍼 상품 판매가 오프라인 채널보다 온라인 채널이 판매가 훨씬 용이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리퍼상품 인기 현상과 관련,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거래가 많은 젊은 세대들의 리퍼상품 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성세대들이 제품 소유에 관심이 있었다면 젊은 소비자들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리퍼 상품은 사용감에 있어서는 영향을 끼치지 않아 젊은 소비자들이 구매의 효율성을 따진다면 가격이 더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사용성도 훼손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특성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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