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따라했다 큰 코 다친다?…월가 ‘주식·채권·환율’ 전략 다 틀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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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주식, 채권, 환율 등을 둘러싼 미 월가의 올해 투자전략이 모두 기대치와 어긋나자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월가의 통념이 좌절되고 있다"며 "전략가들과 거시경제적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빅테크 주식 매도, 미 달러화 약세, 중국 리오프닝 베팅 등이 월가에서 올해 주요 투자 전략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대형 기술주 폭등에 힘입어 연중 최고수준으로 치솟았고 중국 증시는 약세장으로 진입하는 등 당초 예상과 정반대 된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특히 주식대비 채권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미국 경제가 본격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에 미 국채가 월가 사이에서 핵심 투자전략으로 부상했었기 때문이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총 7280억 달러를 운용하는 281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 국채가 올해 최고의 수익을 낼 자산으로 꼽혔다. 주식 대비 채권에 대한 자금 비중 또한 2009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 국채 상승률은 증시에 크게 뒤쳐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첫 5개월 동안 7%포인트 뒤쳐진 상태로, 국채는 S&P500지수에 비해 지난 10년 동안 두 번째로 최악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주식을 추종하는 MSCI 지수는 지금까지 10% 오른 반면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채권은 고작 1.4% 오르는 데 그쳤다.

이와 동시에 뉴욕증시가 당초 예상과 달리 강세장을 앞두자 월가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월가 족집게’로 통하는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올 상반기에 S&P500 지수가 올해 최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BofA 조사결과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올 들어 미국 주식에 대한 익스포져를 17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날 종가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작년 10월 저점대비 19.3% 올랐다. AI 열풍, 예상치를 웃돈 기업실적 및 경제 지표들이 뉴욕증시 상승장을 견인했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의 헤지펀드를 총괄하는 토니 파스퀘리엘로는 투자노트를 통해 "최근 거시경제적 지표와 주가 흐름으로 경기 침체론이 도전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치를 못 미치자 중국 증시는 최악의 수익률을 내는 곳 중 하나로 전락했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증시전망을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소코로의 마크 프리먼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미국의 성장 잠재력을 과소평가했고 중국의 경기 회복을 과대평가했다"며 "이들은 또한 증시의 성장동력인 AI 분야를 감시망에 두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투자자들은 달러화에 대해서도 베팅이 어긋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어 달러 강세가 끝날 것이란 관측이 현실화되고 있지 않아서다. 캐나다 CIBC의 비판 라이 외환 전략 총괄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너무 일렀다"고 인정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달러 대비 엔화 환율에서 두드러졌다. 달러·엔 환율이 지난 1월말 130엔대를 기록할 무렵,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말까지 엔화 환율이 달러당 127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러당 140엔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이 총괄은 "중장기적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우리는 더욱 인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씨티 글로벌 자산관리의 크리스텐 비털리 북미 투자총괄은 "금융 여건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이 길을 계속 따라간다면 수익을 내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의 여파가 두드러져 월가의 올해 투자전략이 활력을 되찾을 잠재력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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