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빅, 당뇨치료·잇몸마취 바늘 대신 패치형 개발
셀트리온도 자가면역치료제 캡슐형 개발 가속도
대웅제약·휴온스 센서부착 혈당측정기 판매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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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의 센서를 팔에 부착한 후 스마트폰을 접촉해 혈당을 측정하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주기적으로 바늘로 몸을 찔러야 하는 만성질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새로운 제형의 의약품·의료기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셀프 메디케이션(자가 치료) 트렌드에 따라 투약·진단 편의성을 높인 의약품·의료기기의 수요와 출시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를 기존 주사제에서 먹는약(캡슐형)으로 개발하기 위해 미국 바이오텍 라니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건선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를 기존 주사제에서 먹는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라니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이후 두 번째 계약이다.
셀트리온이 라니와의 먹는약 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이유는 ‘약효’ 못지않게 ‘투약 편의성’이 환자의 선택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셀트리온은 대표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기존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선한 ‘램시마SC’가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어 제형 개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라니와의 협업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난치성질환 신약개발업체 큐라클은 눈(안구)에 주사를 놓아야 하는 당뇨병성 황반부종(DME)의 경구용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현재 미국에서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의료용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개발기업 주빅은 지난 3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패치형 당뇨·비만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에는 치과 치료시 잇몸에 놓는 마취제 주사 대신 잇몸에 붙이는 패치형 마이크로니들 마취제 개발을 위한 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 눈이나 잇몸에 주사를 놓는 공포로부터 해방시켜 줄 의약품과 기술이 속속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주빅은 동아에스티 등 주요 제약사와 협업해 패치형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호르몬 치료제 등 기존 주사제형이 주류를 이루던 다양한 질환의 의약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진단기기 분야에서도 편의성을 높인 제품의 선호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웅제약이 애보트로부터 수입해 국내 독점 판매하고 있는 연속혈당측정기(CGM) ‘프리스타일 리브레’는 지난달 2020년 국내 출시 이후 3년만에 누적 판매 60만개를 돌파했다. 출시 초기만 해도 국내에 CGM의 인식 자체가 부족했지만, 마이크로니들이 부착된 센서를 팔에 부착하는 방식이라 매일 채혈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준 것이 급성장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휴온스 역시 미국 덱스콤으로부터 수입해 독점 판매하는 연속혈당측정기 ‘덱스콤G6’에 대해 이달 초부터 기기비용 지원에 나서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CGM 시장은 지난 2020년 53억달러(약 6조7000억원)에서 오는 2029년 236억달러(약 30조원)로 4배 이상 성장하며 기존 채혈 방식의 자가혈당측정기(SMBG)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도 먹는 비만 치료제 등 기존 주사제형을 경구용으로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국내 제약업계는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비중이 큰 만큼 제형 개선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좋은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