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하락 제동 걸리나…日 금융완화에 주목받는 '엔캐리 트레이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14 10:31
JAPAN-YEN/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자 ‘엔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40엔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지면 엔화 강세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태도로 엔화가 캐리 트레이더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통화로서의 지위를 굳하고 있다"며 "이는 엔화 약세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조달해 매도한 자금으로 고금리 통화를 운용하는 기법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질 때 나타난다.

최근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이 맞물리자 엔화가 31개국 통화 중 마이너스 금리를 내는 유일한 통화로 분석됐다. 엔캐리 트레이드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캐리 트레이드에 선호되는 또 다른 통화인 스위스 프랑보다 3개월 국채 수익률이 180bp(1bp=0.01%포인트) 가량 낮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이 엔화를 조달해 해외로 보낸 규모가 2021년말부터 지난 4월까지 48% 급증한 12조 9000억엔으로 집계됐다.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또한 눈길을 끈다. 2021년부터 엔화를 매도한 후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통화에 대한 롱포지션을 구축한 결과 수익률이 19%에 육박했는데 이 기간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는 8%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엔캐리 트레이드가 앞으로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부분에 있다.

캐리 트레이드엔 금리가 낮은 통화가 선호되는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완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본은행이 올해 통화정책을 바꿀 것이란 시장의 관측을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끈질기게 지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오는 15∼16일 예정된 우에다 총재의 두 번째 통화정책 회의는 물론 앞으로도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최소 연말까지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절반을 넘었다.

신킨 자산관리의 카토 준 최고 시장 애널리스트는 "과거와는 달리 현재 시장에선 긴박함이 없기 때문에 일본 중앙은행은 올해는 물론 그 이후에도 정책변경을 미루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에 대한 우에다의 헌신은 엔화 캐리 전략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야마다 슈스케 환율 및 금리 전략 총괄은 "저금리 환경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은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리 트레이드의 또 다른 리스크로 지목되는 환율 변동성 또한 낮은 상황이다. 도이치방크가 집계한 예상 환율 변동폭은 202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엔화가 앞으로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LI 리서치의 우에노 츠요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무역 적자와 함께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수요가 엔화 강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4일 오전 10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140.01엔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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