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서 일제히 ‘억 소리’ 급등
서울시 규제 완화로 매수세 몰리며 반등 거래 ‘속출’
전문가 "여의도 강세,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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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 단지들에서 수 억 원대 반등 거래가 속출하면서 수요자들의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동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한동안 거래가 뜸했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노후 아파트들에서 반등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한 수요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초 4선 자리를 꿰찬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시즌2’가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지은 지 40∼50년 된 낡은 여의도 재건축 예정 아파트들이 ‘신속통합기획’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35층 룰’ 또한 폐지하면서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최고 70층에 달하는 마천루 단지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돈뭉치가 다시 여의도로 몰리고 있다.
15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09㎡는 지난 7일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4월 신고가(20억3000만원)를 기록한 이후 1년 넘게 거래가 없다 지난 5월 19억1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후 약 한 달 만에 8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149㎡는 지난 4월 21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5월과 지난 5일 연달아 24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짧은 기간 안에 3억원이나 반등했다. 해당 면적 또한 지난해 3월 25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후 1년 넘게 거래 공백이 이어졌다.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79㎡는 2021년 10월 20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1년 넘게 거래가 없다 지난 1월 15억원에 거래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다 지난달 17억6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 5달 만에 2억6000만원 급등했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118㎡ 또한 2021년 6월(24억7000만원) 이후 1년 6개월 가량 공백이 이어지다 지난해 12월 20억원에 손바뀜된 후 약 5개월만인 지난달 22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2억원 상승했다.
현재 여의도 아파트들에서 반등 거래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빠르게 호가를 올리는 모양새를 보여 향후 해당 지역 아파트들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준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09㎡의 최저 호가는 21억5000만원이며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79㎡는 19억원, 전용면적 118㎡는 24억원으로 최근 거래보다 모두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 책정돼있다.
이처럼 여의도 아파트에서 반등 거래가 이어지는 것은 최근 서울시 규제 완화로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서울시는 2020년 6월 강남구 청담·대치·삼성동·송파구 잠실동을, 이듬해인 2021년 4월 강남구 압구정동·영등포구 여의도동·성동구 성수동·양천구 목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으며 현재까지 1년 단위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연장돼 왔다.
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가수요를 차단하고 실거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지난 4월과 지난 7일 해당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이어지면서 여의도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고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또한 불가능해 지난해 10월 실거래 건수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 지난 4월 서울시가 아파트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여의도 아파트 재건축 시 최고 높이 200m, 최대 용적률 800%까지 허용하기로 하고 금융 특정 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여의도역 주변에서는 용적률 1000% 이상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여의도동에서는 37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이뤄져 2020년 4월(42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의도 부동산 시장의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여의도는 서울 최상위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전체가 폭락하지 않는 이상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개발이 쉽지 않은 지역이지만 시에서 높은 용적률을 허가해주니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