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영평가] 에너지공기업, 재무악화에도 선방…한전은 ‘D’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16 11:00

윤 정부 첫 2022년 경영평가 결과…서부발전 ‘A’, 한수원·남동·동서 ‘B’, 남부·중부 ‘C’



에너지위기, 에너지전환 정책 감사 등에도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 받아



재무위험 기관 지정으로 성과급 삭감·자진 반납 권고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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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그룹사 경영평가 결과
기관명2022년 등급2021년 등급2020년 등급
한국전력공사DCB
한국수력원자력BBA
한국남동발전BAA
한국남부발전CAB
한국동서발전BSA
한국서부발전ABB
한국중부발전CAC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의 역대급 적자로 저조한 성적이 예상되던 발전공기업들이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의외의 호성적을 거뒀다. 한국동서발전이 유일하게 ‘탁월’(S) 등급을 받았고 3개 기관이 ‘우수’(A)등급을 받았던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한전의 적자와 에너지위기, 지난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감사 등의 영향으로 처참할 것이란 예상보다는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한국서부발전은 경영평가 대상 공기업 중 ‘우수’(A) 등급을 받은 5개 회사에 포함됐다. 발전공기업으로는 유일하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은 ‘양호’(B),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은 ‘보통’(C)등급을 받았다. 모회사인 한전만 ‘미흡’(D)으로 평가받았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이 반영된 첫 번째 평가로서, 생산성, 재무건전성, 비용절감 노력 등 재무성과 지표의 비중을 확대해 효율성과 공공성 간 균형 있는 평가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 부채비율, 사업비집행률, 일반관리비 관리 등 재무성과 지표의 비중을 확대(10→20점, 공기업 기준)해 재무실적이 개선된 기관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공공기관은 미흡(D) 등급을 받았다. D등급을 받은 한전은 물론 무난한 평가를 받은 공기업들도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기관들은 성과급을 삭감하거나 자율적으로 반납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재무상황이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은 모두 반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경영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자구노력으로 간부진의 성과급은 물론 임금 인상분까지 선제적으로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에도 경영평가 결과 직후 정승일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 전부는 성과급 100%, 1직급 이상 주요 간부의 경우는 성과급 50%를 반납했다.

가스 및 석유 관련 공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소폭 향상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와 같은 C 등급을 받았으나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기술공사 등은 한단계 오른 B등급을, 대한석탄공사도 한단계 높은 C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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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영평가 결과는 대체로 문재인 정부 당시 취임한 발전 공기업의 사장들이 윤석열 정부 1년 간의 경영 전반에 대해 받게 되는 첫 성적표다. 국정 철학이 문재인 정부와 전혀 다른 윤석열 정부에서 평가 결과가 나오는 만큼 공기업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해 30조원이 넘는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예상대로 D등급을 받았지만 다른 공기업들은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전은 종합등급 미흡 이하(D·E) 18개 기관에 속해 기재부의 지침에 따라 내년도 경상경비 0.5~1%가 삭감된다. 또한 경영개선계획 제출과 경영개선 컨설팅을 받게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도 안전 관련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재무상황이 악화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필요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의 자율 반납을 권고했다. 한전과 9개 자회사(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한전KDN, 한전KPS)가 그 대상이다. 공기업은 경영평가에 따라 구성원들의 성과급은 물론 향후 회사의 업무 방침이나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업구조상 대체로 엇비슷해 ‘붕어빵 공기업’으로 불리는 석탄화력 발전 공기업들은 경영평가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성과급 자진 반납으로 성적에 따른 희비교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성과급을 받으면 받는다고 질타를 받을 것"이라며 "에너지위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계속 허리띠를 졸라 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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