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기후위기 대처 부산” vs 기장군의원 “해상풍력 결사반대” 무슨 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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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의회 7명의 의원들이 지난 20일 기장군 공유수면 해상풍력 발전사업 결사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장군의회.

[부산=에너지경제신문 강세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2030부산엑스포’를 강조하던 날, 부산 기장군의회가 ‘해상풍력 결사반대’를 결의해 도마에 올랐다.

이번 기장군의회(의장 박우식)의 결의안은 총 9명의 의원 가운데 국민의힘 6명 전원과 민주당 1명 등 모두 7명이 서명했다. 민주당 소속 2명은 빠졌다.

이는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두고 여당 내 ‘국가정책기조’와 ‘주민 표’ 간의 정면대결 양상이 빚어져 지역 정가에서는 윤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시점과 내년 4월 총선 등이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국회의원(정동만), 기장군수(정종복), 부산시의원(이승우·박종철)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며 군의회도 다수(6명, 박기조·박홍복·박우식·맹승자·구본영·구혜진)를 차지하고 있다.

윤 정부의 산업통사자원부(산자부)는 지난해 11월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비율(2021년 기준 87:13)을 오는 2030년까지 60:40으로 조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전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이 태양광발전이라면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과 풍력(해상)발전에 힘을 쏟겠다는 행보다.

이는 올 1월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 투자신고식’에 참석과 동시에 베스타스 최고경영자(CEO 헨릭 앤더슨)는 3억 달러의 한국 투자를 신고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하는 등 투자를 약속했다. 또 한국에 대규모 터빈부품 생산 공장을 설립해 풍력의 핵심설비를 한국에서 생산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수출 계획까지 세웠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지난 2월 14일 국회에서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을 비롯한 10명의 의원이 ‘해상풍력 계획입지 및 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손을 맞추겠다는 법안이다.

법안 제안 이유로 "특히 해상풍력은 태양광 대비 이용률이 높아 발전효율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시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계통 안정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면서 "또한 우리가 강점을 보유한 조선·철강·해양플랜트 산업과 밀접 연관되어 있어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상당한 장점이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보급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BIE 총회에서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부산엑스포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 한 표를 호소한 날, 기장군의회는 ‘주민수용성 없는 기장군 공유수면 내 해상풍력 발전사업’ 결사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7명의 의원들은 △기장미역과 다시마의 생산지 △‘오시리아 관광단지’로 대표되는 해양관광자원 △고리원자력으로 인한 고통을 이유로 내세웠다.

결의문 채택에서 빠진 황운철(민주당) 의원은 "저 역시 기본적으로 해상풍력 설치에는 반대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어민들(18개 어촌계)의 의견을 이번에는 의회가 따라갔으면 했다"면서 "그분들의 뜻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존중 받아야 한다. 직접 알아 본 결과, 이미 상당수의 어촌계가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역의 한 어민은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이 워낙 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많고, 또 노령화 된 어민들 입장에서는 양식장 등을 물려받을 자녀가 없어 이번 사업에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장군의회가 지역민(어민)들의 여론과 윤 정부의 정책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현재 결의문을 채택한 7명의 의원들은 결의문 채택 다음 날 유럽(프랑스 및 독일, 6박8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난 상황이다.

한편 기장해상풍력발전(주)은 발전설비용량 208MW 규모(20~30만 가구 공급)의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허가를 산자부에 신청한 상태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기장해상풍력발전사업은 아직 발전허가가 난 것은 아니다. 현재 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semin382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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