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차기 사장, 막 공모 시작됐는데 벌써 김동철 전 의원 낙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6 16:17

공모 지난 22일 시작돼 오늘 30일 마감하는데 잇단 유력설



서울 법대·4선 의원·尹 대선 캠프 경력 등 굳어지는 분위기



한전 내부 "산업부 출신 힘들 것…차라리 유력 정치인 낫다"



野 "與, 그간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 지적하더니 모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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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본사.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 차기 사장의 공모가 끝나기 전부터 정해진 분위기다.

김동철 전 국회의원(4선)의 유력설이 폭 넓게 제기됐다. 김 전 의원의 유력설이 이처럼 퍼지자 그간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다른 인사들의 이름은 쑥 들어간 모습이다.

한전 차기 사장 공모는 지난 22일 시작돼 오는 30일 신청 마감을 일정으로 진행되는 벌써부터 유력설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이번 공모가 김동철 전 의원을 차기 한전 사장으로 선출하기 위한 모양새 갖추기란 지적들이 나온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26일 "대통령실에서 김 전 의원을 낙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광주 광산을 지역구로 뒀던 한전 본사가 있는 호남 출신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 정부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데다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는 점도 유리하지 않겠나"라며 "지난 번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나 가스공사 사례를 봐도 정치권에서 유력한 인사들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산업부 출신들은 지원을 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 정부의 공기업 사장 인선 경향을 봤을 때 대통령실의 기조가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만큼 뒤집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김 전 의원도 사장직에 대한 의욕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 내부에서도 정승일 전 사장이 물러난 모습을 보면 산업부 출신은 와도 힘들 것이라며 차라리 정권 실세, 유력 정치인이 오는 게 조직 안정 차원에서 나을 것 같다며 김 전 의원의 한전 차기 사장 임명을 기대하는 기류들도 엿보인다.

한전 사장 응모자격엔 △경영·경제, 전력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이해력을 소유하신 분 △경영혁신 주도할 수 있는 개혁 지향적 의지와 추진력 가지신 분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소양이 있으신 분 △대규모 조직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비전제시 능력이 있으신 분으로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정승일 전 사장에 한전 적자의 책임을 물어 물러나게 한 만큼 경영·에너지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집권 국민의힘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발전공기업 A사장에 대해 전문가가 아닌 정치권 낙하산 인사라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는 만큼 김 전 의원을 선임하면 야당의 반발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A사장의 ‘직무수행계획서’를 두고 ‘B발전 업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기술했고, ‘추측과 생각으로 계획을 작성해 제출했다’는 등의 내용을 제출했음에도 사장으로 임명된 것이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B발전의 공식 답변은 ‘법과 절차’에 따라서 임명했다는 것이 답변인데, 이런 직무수행을 통과시키는 것이 법과 절차에 따른 것이냐"며 "법과 절차에 따라 임명됐다는 B발전의 답변에 문제가 없다고 보냐"고 질의했고 추 부총리는 "그런 직무수행을 가지고 했다면 문제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답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17∼20대 국회의원으로 19대 국회 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과 위원장을 각각 1년 역임한 것 외에는 전력분야 관련 특별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국회입성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에 이어 한국석유수출입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야당 한 의원은 "여당의 공기업 사장 인선을 보면 자신들이 비전문가에 정치인 출신 낙하산이라고 A사장을 비난한 것과 정통 산업부 관료 출신인 정승일 전 한전 사장에 대해 경영 능력이 없다며 쫓아낸 것을 금새 잊어버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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