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획] 파리바게뜨, 파리지앵·관광객 모두 사로잡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7 18:10

■ 프랑스 매장 1·2호점 가보니 (상)



루브르·노트르담 관광명소에 인접 인기

한국빵 아닌 본고장 메뉴로 승부수 평가

내년 진출 10주년, 佛·英 교두보 유럽 공략

샤틀레점

▲프랑스 파리 1구 지하철 샤틀레역 인근에 위치한 프랑스 파리바게뜨 1호 매장 ‘샤틀레점’의 입구 모습. 사진=조하니 기자


[프랑스 파리=조하니 기자] "한국에서나 가보던 빵집이 파리에 처음 들어섰을 때 한인 친구들 사이에서 꼭 가보자는 말이 돌 정도로 인기가 높았어요."

지난 19일(현지시간) 오전 10시께 파리 1구 지하철 샤틀레역 인근에 위치한 프랑스 파리바게뜨 1호점에서 만난 현지거주 15년차 한인 교포가 들려준 말이다.

그는 기자에게 "정통 한국식 빵이 아닌 본토식 베이커리류로 바게트 본고장에서 승부수를 둔 게 처음엔 의외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다"라며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프랑스 진출 전략에 놀랐다는 소감을 전해줬다.

그만큼 파리바께드의 파리 현지화 전략이 잘 됐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설명이었다.


◇ 프랑스식 고집 현지인 수요 맞춰 ‘프리미엄 베이커리’ 전략 성공

파리바게뜨 샤틀레점은 빵·샌드위치·디저트·케이크 등 다양한 메뉴를 취급한다. 이날 진열대에 오른 메뉴를 살펴보니 탄두리 치킨을 활용한 버거 등의 이색 제품을 제외하면 파리 일대 빵집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이었다. 현지에서 인기를 끈 단팥크림빵 코팡(KOPAN) 등도 판매하지만, 까다로운 눈높이로 소문난 파리지앵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고자 프랑스식 베이커리를 고집한다는 이유에서다.

고객마다 입맛도 다르고 찾아오는 연령층도 다양해 인기 메뉴도 각양각색이다. 자체 개발한 메뉴부터 티타임 때 곁들여 먹기 좋은 디저트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메뉴들

▲파리바게뜨 샤틀레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베이커리류 제품들. 사진=조하니 기자


샤틀레점의 파리바게뜨 현지인 직원은 "다른 가게에서 맛볼 수 없는 제품으로 ‘그랑 쉬폰’이 있는데 촉촉한 식감의 부드러운 케이크로 인기가 좋다"며 "초콜렛 에클레어와 커스터드 타르트 등 달콤한 디저트들도 손님들이 자주 찾는다"고 소개했다.

매장에서 만난 한 파리지엥 고객은 "파리에서 유명한 해외 빵집 가운데 ‘아키 블랑제리(Aki Boulangerie)’라는 일본식 빵집이 있는데, 메론빵·말차 에클레어 등 일본 전통 재료나 빵을 내세워 인기를 얻고 있다"고 귀뜸한 뒤 "한국의 맛을 알리는 고정 메뉴들을 더 늘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며 고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프랑스 5개 매장 이어 英도 2개 진출…유럽권 확대 채비

샤틀레점에서 퐁 상쥬(Pont au Change) 다리를 건너 10여분 걸어가면 생 미셸가에 자리 잡은 파리바게뜨 파리 2호점을 만난다.

루브르 박물관 등 관광명소 인근에 자리잡은 샤틀레점과 마찬가지로 2호점도 노트르담 성당 등 인기관광지가 밀집돼 있는 먹거리 골목에 위치해 좋은 입지를 자랑했다.

이날 생 미셸점에는 프랑스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포장 주문을 하는 손님뿐 아니라 외부에 마련된 제품 진열공간에 착석해 이른 점심식사와 티타임을 가지는 고객도 많았다. 일부는 "(파리바게뜨가) 한국 브랜드인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한 현지인 단골고객도 있었다. 이 역시 SPC의 파리바게뜨 파리 공략의 하나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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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생미셸 가(街)에 자리잡은 파리바게뜨 프랑스 2호 매장 ‘생미셸점’에서 시민들이 구입할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조하니 기자


생 미셸점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프랑스 길거리음식에 해당하는 크레페·와플 등을 매장 외부에서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모습이었다. 설탕·캐러멜·잼·누텔라 등 각종 토핑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도 2∼3유로대로 다양했다.

2014년 7월 샤틀레점을 시작으로 파리바게뜨가 ‘빵 종주국’ 프랑스의 심장부 파리에 입성한 것은 당시 화제와 함께 한국 제빵역사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10월 출점한 몽파르나스점까지 총 5개 매장으로 규모를 늘린 것은 K-빵집의 맛과 품질 등이 파리지앵의 입맛에 먹혀들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내년 프랑스 진출 10주년을 맞는 파리바게뜨는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판단과 함께 전체 유럽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프랑스에 이어 유럽 지역 두 번째 진출국으로는 제빵시장 연 30조원 규모를 갖춘 영국으로 낙점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프랑스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 진출해 1호점, 2호점을 잇따라 출점했다"라며 "영국 시장에서 유럽 내 가맹사업 모델을 적극 테스트해 다른 유럽 국가로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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