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철수'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매출 성장 견인
'고객가치 경영' 신뢰 확보...상장사 시총 257조5000억원으로 3배↑
주요 상장사 7곳 매출, 2019년 138조원…2022년 190조원 37.7%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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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 나갈 때, LG가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LG가 나아갈 방향을 ‘고객’으로 설정한 뒤 매년 이를 진화·발전시킨 경영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철학 아래 LG그룹은 최근 5년간 눈부시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오는 29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그는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 별세로 2018년 40세의 나이에 그룹을 이끌게 됐다. 이후 스마트폰 철수, 전장사업 강화 등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 체질을 개선해나갔다.
2019년 LG디스플레이는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 사업에서 발을 뺐다. 2020년에는 LG화학 편광판 사업을 정리했다. LG그룹은 대신 OLED, 배터리, 자동차 전장 등 성장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구 회장은 인재 영입이 중요하다는 경영 철학도 숨기지 않고 있다. 3M 해외사업을 이끌던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LG그룹이 영입한 임원급 인재는 100여명에 달한다.
특히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인공지능(AI) 분야 역량을 꾸준히 키워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세계적인 AI 석학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를 데려왔다. 이후 조직에는 글로벌 석학의 합류가 잇따르고 있다.
‘세대 교체’ 키워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114명의 신임 상무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했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처음으로 오너 일가가 아닌 여성 전문경영인(이정애 사장·박애리 부사장)을 CEO로 선임한 것도 구 회장의 결단으로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말 29명이던 여성 임원 숫자는 올해 61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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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본사 전경 |
성과도 나오고 있다. LG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 규모는 구 회장 취임일인 2018년 6월 29일 88조1000억원에서 이달 중순 257조5000억원으로 약 3배로 뛰었다. 우선주와 독립한 LX그룹 상장사는 제외한 수치다.
이는 매출 등 경영 성과 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상장사 7곳의 매출액은 2019년 138조원에서 작년 190조원으로 37.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에서 8조2200억원으로 77.4% 수직상승했다.
계열사별 ‘최대 실적’ 기록도 연이어 깨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올리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LG전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분기 기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구 회장이 앞으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할 전략을 어떻게 세울지는 재계 관심사다. 전쟁, 미·중 갈등, 경기침체 우려 등이 큰 상황에서 사세를 확장해나갈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수요 침체에 대응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배터리, 전장 등 성장 산업은 수익성 개선과 시장 선점 등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AI 분야에서도 LG만의 활로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일단 ‘정면 돌파’를 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은 지난 3월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미래성장 분야에 약 54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배터리, 전기차 부품과 소재사업 등 미래 자동차 분야,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동시에 AI와 소프트웨어, 바이오·헬스케어, 클린테크 등 미래시장 창출까지 도모한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