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이어 과자도…식품 가격인하 도미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8 17:00

농심 시작으로 삼양식품·오뚜기 라면값 인하 동참



롯데웰푸드·해태제과 제과업계도 하락 조정 합류



밀가루 주원료 제빵도 주목…SPC "인하 검토 중"



정부 입김에 맥주·소주는 4개월 연속 하락 '효과'

연합_라면

▲지난 2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라면판매대 모습.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라면업계가 가격을 내리자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인하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심·삼양식품 등 라면업체들이 오는 7월 1일부터 가격 조정(인하) 방침을 발표하자 제과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식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8일 농심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내리기로 했다. 제분사들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라면 주원료인 소맥분(밀가루)의 공급가격을 7월부터 5.0% 내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이 가격 인하의 물꼬를 터주자 다른 라면업체들도 인하 동참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삼양식품도 7월부터 불닭볶음면을 제외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할 계획이다. 불닭볶음면이 빠진 이유로 삼양식품은 "해외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80%로 국내 가격 인하 시 매출 피해가 커 가격을 내리기가 힘들다"고 해명했다.

오뚜기도 7월부터 지난 2010년 가격을 인하한 진라면을 뺀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내린다고 밝혔고, 팔도 역시 같은 기간에 남자라면·왕뚜껑봉지면 등 라면 제품 11개의 가격을 평균 5.1% 인하하기로 했다.

제품 제조에 밀가루를 활용하는 제과업계도 가격 조정에 나섰다. 롯데웰푸드는 7월 1일부터 대표 과자 브랜드인 ‘빠다코코낫’·‘롯샌’·‘제크’ 3종의 가격(편의점 기준)을 각각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내리기로 했다. 롯데웰푸드가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해태제과도 다음 달 1일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10% 내리기로 했다. 정확한 가격 인하 시기는 유통 채널별로 재고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한다고 회사는 말했다.

이밖에 정부 압박으로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가 현실화되면서 라면·제과 외에 밀가루 사용량이 많은 양산빵의 가격 조정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7일 성명서를 통해 "SPC삼립은 올해 2월 약 50여 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다"며 "지난해부터 누적으로 24.3% 오른 가격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압박에 SPC는 현재 빵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상승률

한편, 올해 들어 맥주와 소주의 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 영향으로 대폭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라면에 앞서 소주와 맥주 등 주류의 가격 인상을 자제시킨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2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맥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9로 지난해 동월보다 0.1% 내렸다. 맥주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 1월(-0.01%)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맥주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7.0%에서 2월 5.9%, 3월 3.6%, 4월 0.7%로 점차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5월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주도 비슷한 모습이다. 소주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8.9%에서 2월 8.6%로 낮아진 데 이어 3월 1.1%로 급락했고 4월 0.4%에 이어 5월 0.3%로 상승 폭이 더 줄었다.

이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주류업체들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결과다. 연초만 해도 맥주와 소주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됐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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