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올려야"…끈끈한 인플레에 중앙은행 ‘추가 긴축’ 한목소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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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물가를 잡기 위해 추가 긴축이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각국 기준금리가 작년부터 가파르게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끈하게 머물고 있어서다. 이는 시장이 그동안 관측해왔던 ‘연내 금리인하’가 사실상 없다는 의미로 읽히는 만큼 고금리 환경에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앞으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 제롬 파월 연준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 등이 참석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은 제약적인 수준이지만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으며 오랫동안 제약적인 것도 아니다"라며 "통화정책이 앞으로 더욱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금리를 한 번 걸러 한 번씩 인상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면서 "연속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2 차례의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날 파월의 발언으로 연준이 금리를 2차례 연속 인상할 가능성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와 베일리 총재도 추가 통화긴축의 필요성에 동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해야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하며 금리 동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 시점에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음 달 ECB의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시사했으나 9월 회의에서 어떤 조처를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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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사진=AP/연합)

이처럼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여전히 매파적인 태도를 여전히 보이는 배경엔 각국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의 경우 지난해 3월 ‘제로 금리’에서 1년 2개월 만에 5%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2025년에 연준 목표치인 2%로 내려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물가상승률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그 방향이 바뀔 날이 온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또 다시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을 확신할 경우 상황은 매우 달라질 것이고 통화정책 완화에 대해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갈 길이 멀어 (금리인하는) 현재 또는 근미래의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베일리 총재 또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BOE는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깜짝 인상해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냈던 라그후람 라잔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결심한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통화정책이) 지금까지 거의 효과가 없었다는 것에 약간 어리둥절해하는 것 같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작년에 비해 떨어진 것은 맞지만 하락 흐름이 안정화되는 것 같아 고민거리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 기준금리가 언제까지 높은 수준에 유지될지가 앞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ECB와 연준은 금리인상기의 정점에 가까워졌다고 시사하고 있어 화두는 최종금리의 지속기간으로 전환됐다"며 "반면 영국은행은 앞으로 얼마나 더 높일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ECB 연례 포럼에 참석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완화 정책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들어 3% 넘게 오르면서 목표치를 웃돌고 있지만 기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 미만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내년에 더 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으면 통화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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