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상 MD 경력 '상품통' 기반 품목강화 올인
화장품 벗어나 이너뷰티·주류 라이프 제품군 늘려
신규고객 유입 기대…"소수품목 독점 회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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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사진=CJ올리브영 |
기존의 화장품 위주 상품군에서 벗어나 품목 확대와 신규고객 유입 이중효과를 노린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에 올해 하반기 ‘IPO(시장공개)’를 앞두고 몸집 불리기와 함께 걸림돌로 예상되는 소수 품목의 우월적 시장점유를 피하기 위하기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젊은 세대 노린 제품군 확장…상품력 강조
지난해 10월 말 이선정 대표 선임 이후 CJ올리브영이 앞세우는 것은 상품력이다. 오랜 기간 상품 기획자(MD)로 근무한 업무 경험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2006년 CJ올리브영에 입사한 이 대표는 15년 이상 MD(상품기획자)로 재직한 상품 기획 전문가로 불린다. MD로 재직하며 시장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제공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기존 화장품 위주에서 라이프스타일 부문까지 상품 구성을 확장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주력 소비층인 20~30세대의 관심사를 반영한 제품군 강화로 고객 유입을 늘리고, 락인 효과(Lock-in)까지 거둔다는 차원에서다.
자체 여성용품 브랜드인 ‘W케어’를 선보인 데 이어, 먹는 화장품으로 알려진 ‘이너뷰티’ 제품군을 신설하고 육성에 나선 것이 그 방증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10월부터는 주류 시장에 진출해 MZ세대 선호도가 높은 제품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혼술·홈술 문화가 퍼지면서 이를 반영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주류가 대다수다. RTD(Ready To Drink) 주류나 1인용 컵와인 등 소용량 와인, 저도수로 된 하이볼·맥주 등이다.
일부 지점에 한해 시범 운영하던 사업이지만 소비자 호응과 함께 지난해 말 70여곳 수준이던 취급 매장 수만 올 상반기 기준 100여곳까지 늘어났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IPO 노린 몸집 키우기, 시장 독점 논란 끊어내기 지적도
품목 다변화를 통한 외형 확장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IPO에 앞서 덩치 불리기와 함께 시장 독점 논란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특히 주류 판매와 관련해 H&B 시장 1위 업체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올리브영 성격과 다소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CJ올리브영은 앞서 롭스·랄라블라 등 H&B 경쟁사가 사업을 접은 배경에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사업을 방해한 적이 있는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경쟁사의 사업 철수와 함께 올리브영은 올 1분기 점포 수 기준 시장 점유율 71%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이 시장 지배력을 통해 납품 업체를 압박함에 따라 경쟁사에 상품을 제공하지 못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한 회사 점유율이 50%를 넘거나 3개 이하 사업자 점유율이 75% 이상일 때 시장 지배력을 갖춘 사업자가 있다고 간주한다. 반면에 CJ올리브영은 여러 가지 품목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품목별로 시장을 분리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사업 전략을 통해 CJ올리브영이 몸집을 키우면서 하반기 IPO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8월 상장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시점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IPO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든 데다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 실적을 달성하며 연내 IPO 가능성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1분기 매출이 8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크게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여러 가지 상품군을 선보이는 것은 트렌드를 좇는 젊은 세대 경향을 반영한 것이지 독점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를 포함해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상태이며, 아직 상장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