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2단지, 상반기 거래량 서 강남구 1위…서울 전체 9위로 ‘껑충’
합리적인 가격과 재건축 기대감이 거래량에 영향 끼쳤을 것
전문가 "입지 좋지만 가격 저평가…재건축 기대감 등 투자 가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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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에서 개포동 ‘대치2단지’가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대치2단지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내 최고 부촌으로 평가받는 강남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가 개포동 ‘대치2단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거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치2단지 거래가는 급락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매맷가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대치2단지 가격 약세는 재건축 등을 기대하는 주민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해주고 있다.
4일 부동산 빅테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강남구에서 가장 많은 계약에 체결된 아파트는 대치2단지(1758가구)로 6개월간 71건이 거래됐다.
이는 같은 기간 4400가구 규모 대치동 ‘은마아파트’(67건), 3300가구 도곡동 ‘도곡렉슬’(61건), 2296가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38건) 등 지역 내 대단지에서 일어난 거래량보다 앞선 것이다.
대치2단지의 거래량 약진은 서울 전체로 범위를 넓혔을 때도 눈에 띈다. 부동산시장 변곡점에서 거래량 증가는 대부분의 대세 상승 시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대치2단지는 서울 전체 아파트 상반기 거래량에서 9위에 위치했으며 그 위에는 9510가구의 송파구 랜드마크 가락동 ‘헬리오시티’(198건), 6864가구 신천동 ‘파크리오’(132건), 4932가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127건), 5563가구 잠실동 ‘리센츠’(81건) 등 유명 대단지 아파트가 자리했다.
여타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가구수가 적은 대치2단지가 지난 상반기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강남권 내 위치한 접근성과 리모델링 실패 이후 더욱 떨어진 가격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1992년 준공한 대치2단지는 지난해 10월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충족했지만 전용면적 33㎡·39㎡·49㎡ 등 소형 평형으로 구성돼, 해당 조합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대치2단지는 하중을 보조 말뚝으로 분산하는 ‘선재하공법’ 등 신기술을 도입한 공개 실험을 통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안전성 검토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결국 리모델링이 좌절됐다.
이후 해당 단지의 가격은 추락했다. 대치2단지 전용면적 33㎡는 지난 5월 1일 9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12억5000만원)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 대비 3억5000만원 하락했다.
전용면적 39㎡의 경우 2021년 9월 최고가(14억9000만원) 이후 가격이 급락하며 지난 1월에는 8억98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이후 소폭 반등해 지난달 2일 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대치2단지 중 가장 큰 평형인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10일 12억97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2021년 10월 최고가(17억5000만원)에 비해 4억5000만원 이상 폭락했다. 해당 평형은 지난 1월 11억원까지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강남구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는 6988만원이었다. 이를 전용면적 49㎡로 환산하면 14억원가량으로 대치2단지 동일면적 최근 거래가는 강남구 평균 매매가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단지 내에서 재건축 추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거래량을 늘리는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재건축 기대감이 대치2단지 거래량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치2단지는 개포동에 위치해 있지만 대치동과 맞닿아 있어 입지가 좋고 가격 또한 강남구 내에서는 합리적이라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며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반등하자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해당 단지의 용적률은 높지 않지만 재건축을 기대해볼만한 수준이고 그러한 기대감 또한 거래량 상승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