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콤비나트로 곡물수급·식량안보 위기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05 16:39

밀 등 수입곡물 가격급등, 국내 곡물자급률 OECD 꼴찌
국제 위기때마다 라면·과자 식품가격 급등 대응력 취약
저장·가공·유통·수출입 해결 '클러스터시설' 필요 목소리
aT 김춘진 사장 주도로 추진, 국회 의원법안 발의 호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일본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왼쪽 네번째)이 지난해 9월 일본 오카야마현 미즈시마항에 있는 곡물사일로 운영회사 전농사일로 카지마지점을 방문해 현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aT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최근 라면·과자 가격인상으로 밀가루 등 주요 수입곡물 수급안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지자체·공공기관이 곡물저장시설인 ‘식량 콤비나트’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5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지난달 29일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규정을 담은 ‘식량안보특별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식량안보 중요성이 높아졌음에도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이 20.9%에 불과한 상황을 감안,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식량비축시설 건설 지원과 식량안보 강화 기본계획 수립, 국내 식량생산 증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전북 김제시는 지난달 새만금에 곡물 물류·저장시설과 식품 가공공장을 집적한 ‘콤비나트’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콤비나트’는 결합이라는 뜻의 러시아어로, ‘식량 콤비나트’는 곡물·식품의 저장·가공·유통·수출입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집적단지(클러스터)를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곡물을 하역·수출입할 수 있는 항만을 비롯해 사일로(원통모양의 대형 곡물저장시설), 식품가공공장 등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와 같은 곡물 수입국은 석유·가스·광물 등을 비축하듯이 국제 곡물수급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곡물비축시설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에 비축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곡물은 쌀이 유일하다.

정부는 지난 3월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15개 후보지 중 하나로 전북 익산의 ‘국가식품 클러스터 2단계 사업’을 선정했지만, 익산은 내륙지역이라 수입곡물을 하역·저장하거나 가공식품을 곧바로 수출하는데 제약이 있다.

이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식량수입국인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국의 식량 콤비나트 운영 사례를 조사하고, 국내에 식량 콤비나트 조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김춘진 aT 사장은 일본 오카야마현 미즈시마항에 조성된 ‘타마시마 하버아일랜드 식품·사료 콤비나트’, 브라질 상파울루 ‘산토스항 곡물터미널’ 등 해외 식량 콤비나트 운영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국내에 식량 콤비나트 건설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데 애쓰고 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경봉쇄와 식량수출금지를 직접 경험한 만큼, 식량도 국방처럼 안보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춘진 사장은 "우리나라 곡물자급률 20.9%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라며 "더구나 자급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국가차원의 공공비축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 사장은 "밀 등 자급률이 낮은 필수곡물을 한 곳에서 저장·가공·수출하는 복합모델 조성이 필요하다"며 "aT는 식량 수급안정 전문기관으로서 국가차원의 안정적인 식량확보와 이를 상시 비축·관리하는 콤비나트 조성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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