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입출금 비교 고객이 이용할까"...온라인 예금 중개, 반응은 '미지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06 16:28

당국, 예금 중개에 수시입출금 포함·한도 상향 검토



현재 신한은행만 서비스 제공…출시 일정 못잡은 기업도



은행 "수요 많은 지도 의문…수수료 내면서 참여해야 하나"



"대환대출 인프라처럼 분위기 바뀔 것" 예상도

예금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 창구.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정부가 연말까지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에 수시입출금을 포함하고 모집한도를 상향해 예금 금리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했으나 서비스 성공을 기대하는 반응은 여전히 미적지근하다. 시중은행이 비교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을 여전히 꺼리고 있는 데다, 금리 경쟁에 뛰어들어야 할 유인도 적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에서 예금 금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에 연말까지 수시입출금 포함하고 모집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현재 예금 중개 대상은 정기 예·적금만 해당되고 모집한도는 은행은 전년도 신규 모집액의 5%, 저축은행과 신협은 3% 미만으로 제한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1개의 플랫폼에서 제휴를 맺은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당시 뱅크샐러드, NHN페이코, 줌인터넷, 깃플, 핀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네이버파이낸셜, 씨비파이낸셜, 신한은행 등 8개 핀테크 기업과 1개 은행의 예금 중개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삼성·신한·KB국민·비씨·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와 카카오페이, 핀다, 베스트핀, 쿠콘, 패스트포워드, 팀윙크, 뱅크몰, 부엔까미노 등 16개 사업자가 신규 지정됐다.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는 2분기부터 출시 예정이었으나 현재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은 3분기 중 출시 예정이며, 아직 출시 일정을 정하지 못한 곳도 있다.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핀테크 기업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 예금 중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아 시장 분위기를 보면서 천천히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제휴를 맺는 은행의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월 31일 출범한 대환대출 인프라에 이어 6월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까지 은행의 금리 비교 플랫폼이 잇따라 나오게 되자 은행들은 플랫폼 참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현재 예·적금 금리 비교를 이미 인터넷 등 온라인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만큼 은행이 수수료를 주면서 플랫폼에 들어갈 유인이 적다고 봤다.

금융당국이 전날 수시입출금 포함, 모집한도 상향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은행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수시입출금의 경우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고객들이 중개 서비스를 통해 가입에 나설 지는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또 현재 모집한도가 부족해 이용률이 낮은 것이 아닌 만큼 실질적인 대안은 될 수 없을 것이란 게 은행권 관계자 설명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은 규모가 크고 금융 비용을 줄이려는 수요가 많지만 예·적금은 그렇지 않다"며 "예·적금의 경우 주거래은행에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몇 %의 금리를 아끼기 위해 예금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을 지 아직은 의문이다"고 했다. 이어 "또 지금의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에서 예·적금 금리 비교는 가능하지만 앱에서 즉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라 번거로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단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의지를 보인다면 대환대출 인프라처럼 결국에는 은행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핀테크 업체 한 관계자는 "전날 금융당국이 수시입출금 포함 등의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금융사와 협력을 하고 입점을 하는 논의 과정에 도움은 될 것 같다"며 "대환대출 인프라도 처음에는 은행 참여가 저조했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 예금 중개 서비스도 점차 은행들이 참여하는 분위기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 그 자체보다도 이에 따른 자산 관리 등 다른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예금 중개 서비스의 성패는 은행들이 얼마나 참여할 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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