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안 확산에 식품업계 대체재 물색 '분주'
유통업계 매출 하락 우려…WHO 발표 따라 대응
전문가 "과도한 공포심…경고성 이해해야"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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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 사진=연합 |
소비자 불신을 염려한 식품 제조사들의 발 빠른 대응에도 대형마트·편의점 중심으로 매출 하락까지 이어지자 과도하게 공포심을 조장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식품사들이 "아스파탐을 쓰지 않고 있다"며 선을 긋는 가운데 아스파탐을 사용하던 일부 주류·음료·식품업체는 대체재를 찾거나 사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14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하겠다고 예고한데 따른 조치다.
특히, ‘제로 슈거 열풍’에 물꼬를 튼 국내 제과·음료업계의 고심이 깊다. 현재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업체는 오리온·크라운제과·롯데칠성음료 등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나쵸’ 등 10여종, 크라운제과는 ‘콘칲 초당옥수수맛’ 제품에 각각 소량의 아스파탐이 들어갔는데, 두 곳 모두 IARC 발표 전 미리 원료 대체에 착수할 계획이다. 펩시 제로 3종(라임·망고·블랙) 원료로 아스파탐을 사용 중인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본사와 논의를 거쳐 원료 변경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막걸리업계도 수습에 나섰다. 서울장수·국순당·지평주조 등 국내 주요 막걸리 3사만해도 단맛을 내는 동시에 발효 속도를 늦추고자 아스파탐을 활용해왔다.
특히, 서울장수는 달빛유자 막걸리·장홍삼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아스파탐이 함유된 정도이다. 막걸리업계는 위해성 논란이 지속되는 만큼 추후 식품의약품안전처 권고에 따른다는 계획이다.
식품사 뿐만 아니라 지난 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서 아스파탐 관련 보도를 내보낸 후 편의점·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매출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1~3일 편의점 CU 막걸리 매출은 전주보다 3% 하락했다. 롯데마트도 일부 생막걸리 등 아스파탐이 들어간 식품의 이달 기준 누계 매출이 전년보다 약 5% 감소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협업사와 협의한 결과 WHO가 정한 하루 섭취 허용량 대비 아스파탐이 매우 미미한 양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아직 별다른 조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추후 WHO의 정식 발표에 따라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는 것은 연구 목적 때문으로 이와 관련해 지나치게 공포심이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과거 커피도 2B군에 포함됐지만 지금은 빠진 상태로, 아스파탐을 설탕 대신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고를 주는 수준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부 교수 역시 "아직 공지성 정보뿐이고 IARC의 판단 근거는 향후 발표가 나와 봐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