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수요 치솟는데 시세는 지지부진…은투자 적기는 언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07 12:27
실버바, 은

▲실버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은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국제 은값 시세는 박스권에 갇혀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귀금속인 은은 금과 함께 안전자산에 속하지만 산업용 원자재로서의 가치도 인정받는다. 특히 재생에너지에 많이 이용되는데 태양광 시장이 앞으로 팽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은이 주목받고 있지만 몸값은 아직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7일 세계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은 수요는 12억 4240만 온스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공급은 10억 470만 온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공급을 2억 4000만 온스가량 웃돈 셈이다.

이 같은 공급부족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은협회는 올해 은 수요가 11억 6700만 온스로, 공급(10억 2490만 온스)을 여전히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와중에 재생에너지 측면에서 앞으로 은 수요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협회는 수요에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2014년 5%에서 올해 14%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컨설팅업체 인포링크 컨설팅에 따르면 작년까지 세계에서 누적된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은 1TW(테라와트)로 집계됐는데 2030년에는 그 규모가 6TW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은 수요가 앞으로도 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은 여전히 상승 탄력을 못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22.8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연 고점인 온스당 26.23달러는 물론 2011년에 기록된 역대 최고가(49.51달러)에 못 미친다. 국제 은 시세는 지난달 23일 22.35달러로 3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추락한 바 있고 작년 9월엔 17.67달러로 2020년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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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국제 은값시세 추이(사진=네이버금융)

국제 은값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배경엔 은이 투자처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인공지능(AI), 비트코인, 나스닥 지수 등의 분야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온라인매체 제로헷지는 "은 실물 수요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함에 따라 COMEX에서도 투자 수요가 치솟을 게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실은 COMEX에서 은 수요는 11년래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제로헷지는 은에 대한 미결제약정(OI·오픈 인터레스트) 수량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미결제약정이란 특정 선물계약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를 통해 해당 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수량이 줄고 있다는 것은 헷지펀드를 비롯한 트레이더들로부터 투기적 수요가 식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로헷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장 마감 기준, COMEX에서 은에 대한 미결제약정 수량이 11만 4102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2년 5월 24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2020년 2월 24일 기록된 사상 최고치(24만 4705건)는 물론 올해 연초(13만 1990건)를 밑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로헷지는 은을 포함한 거의 모든 원자재에서 투기적인 관심이 최저 수준을 보일 때 시세가 바닥을 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당장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투기 세력이 빠진 만큼 추가로 하락하기엔 제한이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는 ‘KODEX 은선물(H)’가 있다. 은 시세 흐름에 따라 더욱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은 ‘신한 레버리지 은선물(H)’ 상장지수증권(ETN)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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