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IAEA,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보고서에 책임지지 않는다" 비난
IAEA, ‘보고서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
전문가 "IAEA, 기술적·전문적 검토할 뿐 각국 정치 개입 안하는 게 원칙"
![]()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근 발표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의 안전성 검토에 관한 종합 보고서’의 도입부 중 "이 보고서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한 내용. 출처=IAEA |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수차례 기자회견과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IAEA가 종합보고서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오롯이 일본의 결정으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발을 빼고 있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은 누가 책임지는 것이냐. 부실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쓴 맹탕 보고서를 왜 우리가 믿고 방류를 용인해야 하냐"며 비판을 이어왔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민주당 의원들의 이같은 비판 주장과 관련 최근 발표 IAEA 보고서 원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했다.
IAE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의 안전성 검토에 관한 종합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 원문의 도입부에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알프스 처리수 처리에 관한 IAEA 안전관련 측면 검토 보고서입니다. 여기에 표현된 견해는 IAEA 회원국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였지만, IAEA와 그 회원국은 그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라고 명시돼있다.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게 정확한 해석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털 네이버의 AI번역기 파파고에 해당 문구를 입력한 결과다.
전문가에 따르면 IAEA는 기술적, 전문적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지지만 이 보고서를 활용하는 각국의 판단과 정치상황에는 개입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지난 7일∼9일 방한 일정 내내 IAEA 최종 보고서 내용에 대해 ‘전문가 이견이 없었고,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 보고서는 전혀 일본에 편향된 게 아니고 IAEA가 한 일도 일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보고서에 문구가 다 공개돼 있음에도 일부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고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채 누군가 보고서를 읽고 평가한 것을 듣고 전파한다. 이 과정에서 괴담이 만들어진다. 보고서의 결론을 폄훼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프레임 씌우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직후 처리되지 않은 고농도 원전수가 하루 300톤씩 방류됐지만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우리나라 바닷물과 수산물의 방사성 농도를 12년 동안 측정했는데도 아무 영향이 없었다. 그 사이 우리는 국내산 생선을 잘 먹었고 아무 이상도 없었다"며 "이것이 우리가 경험을 통해 확인한 팩트"라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IAEA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과 상상만을 받아 쓴 깡통보고서라는 주장은 황당하다"며 "2016년 6월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심사 중단과 탈원전 에너지정책 촉구 결의안으로 ‘IAEA 규제지침에 따른 다수호기(원전 밀집)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때는 국제기구 기준에 따르라고 하더니 자신들의 주장과 다를 때는 못 믿겠다고 하고 있다"며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