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아닌데…문자 실패 찰나에 지나간 비구름, 서울 지하철 1호선도 15분 만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11 17:54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1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시민이 우산을 쓴 채 걷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전국 곳곳에서 소나기 강수량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당국과 시민들 대응에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등 적도 부근 열대 지방에서 강한 햇빛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콜 현상까지 연상케 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상청은 11일 오후 3시 31분께 구로구 오류·고척·개봉·궁동에 ‘1시간 강수량 72㎜ 이상’을 이유로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려 했다.

그러나 시스템 오류로 문자를 보내지 못하는 동안 직후 비구름대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결국 문자 발송을 취소했다.

3시간 강수량이 90㎜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극한호우’가 내리면 긴급재난문자를 행정안전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발송한다. 지난해 역대급 집중호우로 반지하 침수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재난문자를 보내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비가 ‘극한호우’ 기준은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했을 때다. 또 1시간 강수량이 72㎜를 넘는 경우에도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다.

기상청 분석 결과 1시간에 72㎜가 오면 95% 이상 확률로 3시간 강수량이 81㎜ 이상이 된다.

그러나 구로구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과정에서는 5% 확률에 해당할 만큼 비구름이 빠르게 이동한 셈이다.

비슷한 시각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 운행도 집중호우로 인해 약 15분간 차질을 빚었다.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 열차 양방향 운행은 오후 3시 56분께 중단됐다가 오후 4시12분께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 운행 중단 여파로 열차가 한동안 순연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런 현상은 전국 곳곳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침수 피해가 잇따른 대구지역 지방기상청도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며 지역적 편차가 많은 강수량을 보일 것"이라며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으나 실시간 기상 정보를 참고해 침수 피해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후 4시께 서울 동작구 상도·상도1·대방·신대방동, 영등포구 신길·대림동, 구로구 구로동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신대방1동 일대에 1시간에 72㎜ 이상 비가 내리면서다.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서울청사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기록을 보면 이 지역엔 오후 2시 53분부터 오후 3시 53분까지 76.5㎜ 비가 내렸다. 오후 3시 53분 기준 이전 3시간 강수량은 85.5㎜이다.

이곳은 작년 8월 8일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1시간에 141.5㎜ 비가 쏟아진 곳이다. 이는 서울 시간당 강수량 비공식 최고기록이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에는 이날 밤까지 시간당 강수량이 70㎜ 이상인 강한 비가 쏟아질 때가 있겠다.

중부지방(강원동해안 제외)과 호남, 경북북부내륙, 경남남해안 등에 12일 오전까지 시간당 30~80㎜ 비가 이어지겠다.


hg3to8@ekn.kr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