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공사비 평당 660만원서 870만원 인상 요구
조합, 최근 공사비 협상 재개했으나 간극 못 좁혀
리모델링 사업성 낮은데 공사비 이슈 덮치면 진척 어려워
▲최근 신답극동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공사비 인상 이슈로 삐걱거리고 있다. 신답극동아파트 리모델링 스카이커뮤니티 조감도. 쌍용건설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과정에서 치솟는 공사비로 인해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점화되는 가운데 리모델링 단지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 공사비 660만원→870만원으로 인상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평증축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신답극동아파트의 리모델링 주택조합과 시공사인 쌍용건설간 공사비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에 난항을 겪는 중이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쌍용건설과 3.3㎡(1평)당 660만원으로 공사도급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달 쌍용건설이 공문으로 공사비를 평당 870만원까지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1일에도 쌍용건설과 조합이 공사비를 협상했으나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은 물가상승을 반영해 약 6~7% 인상하는 수준을 요구했으나 이조차 협상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협상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공사비 간극을 두고 양측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오가고 있다. ‘리모델링 명가(名家)’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이후 리모델링 시장에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수익성을 중요시 하는 만큼 공사비를 크게 올리지 않으면 우선협상대상 시공권도 반납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건물 하중을 받치거나 분산하기 위한 내력벽 철거 등 과도한 설계변경으로 공사비를 급증시키는 빌미를 줬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쌍용건설과 조율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도급순위 30위 권내 시공사들과 시공 참여 제안도 논의하는 등 투 트랙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가 크게 올라 공사비 인상을 제안했는데 조합과 지속 협의 중이다"며 "아직 총 공사비 견적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다음 주 조합 미팅 이후 총 공사비용이 확인될 것 같다"고 전했다.
◇ 삐걱대는 리모델링 사업
신답극동아파트는 리모델링계의 ‘우사인볼트’라고 불릴 정도로 추진속도가 빠른 사업장으로 정비업계에서 유명했다. 지난 2019년 3월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 후, 9월에 쌍용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2021년 7월 사업계획 승인 후 지난해 12월부터 이주를 완료하고 철거를 진행하기까지 3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치솟은 물가상승과 더불어 급격한 공사비 인상에 신답극동아파트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참고로 최근에는 국내 최초 수직 증축공법 1호로 주목 받은 송파동 성지아파트도 평당 550만원대에서 평당 800만원대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 분담금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2평에서 27평(전용 20평)으로 리모델링하는 어느 조합원은 쌍용건설이 제시한 공시비로 진행할 시 분담금이 1억원 이상 올라갈 수 있어 노심초사 중이다.
몇몇 조합원들은 다른 시공사라고 공사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보며 쌍용건설과 원만히 협의되길 바라고 있다. 또한 강남구 대치동 대치선경3차처럼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다가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전환했는데 이 역시 공사비 부담 등으로 사업을 중단한 사례로 신답극동 조합원들은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하지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그나마 대치선경3차는 강남권이기에 언제든 사업성이 있다고 보는데 신답극동아파트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편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답역 인근에 있는 신답극동아파트는 용적률 268.54%, 지하 1층~ 지상 15층, 2개동, 총 225가구 단지다.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용적률 398.52%, 지하 3층~지상 17층, 총 254가구로 늘어난다. 지하 3층까지 주차장이 신설돼 주차대수가 103대에서 314대로 3배 이상 확대되고, 최상층에는 청계천 조망 스카이커뮤니티가 조성될 계획이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