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켈리' 하이트진로, 맥주 1위 탈환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16 18:48

올 몰트 세대교체로 소비자 흡수, 생산역량 강화
여름 성수기 맞춰 신제품 출시, 야외 마케팅 활성화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테라 시장 잠식 최소화 목표"

켈리

▲하이트진로가 판매하는 올 몰트 라거 ‘켈리’ 홍보 포스터. 사진=하이트진로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국내 맥주업계 2위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켈리’ 띄우기를 통해 시장 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전분 없이 맥아만 활용하는 올 몰트 라거 세대교체로 생산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여름 성수기를 노린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다.

16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출시한 첫 올 몰트 맥주 브랜드 ‘맥스’ 제품 생산을 지난달부터 중단했다. 유흥시장 수요를 고려해 생맥주 제품만 올 연말까지 생산을 이어가되, 가정용 캔·페트 제품은 남아 있는 판매분을 제외하면 단종 절차를 밟는다.

17년 역사를 지닌 브랜드인 만큼 맥스 단종 소식이 의외라는 시선도 있지만, 시장 흐름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것이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342억원을 기록한 맥스 매출액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018년부터는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특유의 진한 맛과 풍미를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소맥(소주+맥주)이 대세인 유흥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못 편 탓이다.

반면, 켈리는 아메리칸 라거의 특징까지 갖춘 것이 차별점이다. 기존 소비자층과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올 몰트 맥주의 부드러운 맛은 유지하되 청량감과 탄산감까지 더한 것이다. 제품력을 높이면서 지난 4월 출시된 후 99일 만에 1억병 판매고를 달성하는 빠른 성장세도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하이트진로가 맥스 단종을 통해 켈리 생산라인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향후 켈리 공급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켈리 출시 이후 하이트진로가 당초 예상치보다 생산량을 늘리거나, 철야 작업을 진행하는 등 수요 확대에 공들여 왔기에 이러한 전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제품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하루, 주 단위에 맞춰 유동적으로 운영한다"며 "출시 초반에는 편의점에서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편의점 채널 확대와 함께 생산량도 늘려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이트진로는 켈리 출시 당시 업계 1위 탈환을 내건 만큼 올 여름 성수기를 맞아 신제품 출시는 물론, 주력 맥주 브랜드인 테라와 함께 마케팅 공세까지 펼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 카스가 40%대,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30%대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일 대형마트에 한정해 350㎖ 캔을 출시한데 이어 추후 생맥주 제품과 작은 병 제품군도 선보인다. 또, 전주·인천·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형 맥주 축제에 참석해 부스를 열어 소비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쌍끌이 전략을 놓고 켈리가 기존 테라 점유율까지 뺏어오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다만, 켈리와의 시너지 효과로 오히려 경쟁사의 점유율을 뺏어왔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달 유흥·가정시장 맥주 판매량은 켈리 출시 직전월인 지난 3월보다 33% 가량 올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켈리와 테라 사업 자체가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묶여 진행되고 있다"며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두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면서도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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