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4%대 정기예금 늘어
은행채 금리 인상 요인 잇따라
예대율 강화에 금리 높이며 자금 조달
상호금융 자금은 은행으로 이동
예금금리 인상 코픽스 상승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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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 창구.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연 4%대 금리를 주는 상품이 늘었고, 새마을금고 사태로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은행 예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 예금 금리 상승이 대출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예금 중 1년 만기 기준 가장 높은 기본금리를 주는 상품은 Sh수협은행의 헤이(Hey) 정기예금으로 연 4%의 금리를 적용한다.
우대금리를 적용할 경우 연 4%대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더 많아진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연 4.2%, 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연 4.02%, 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과 헤이 정기예금은 연 4%의 금리를 각각 적용한다. 한동안 4%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사라졌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전체 39개의 은행 정기예금 중 기준금리(연 3.5%)보다 더 많은 기본금리를 주는 상품은 10개로, 지난 5월 말의 6개 대비 더 늘었다. 기준금리는 지난 2월부터 동결된 상태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는 것은 준거 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3.869%를 기록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3.970%를 기록하면서 지난 1월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를 앞두고 은행채 발행 물량이 크게 늘어 채권 금리가 오르던 가운데, 유동성 우려가 불거진 새마을금고도 채권 매각에 나서며 은행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달부터 예대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수금을 확보해야 하는 은행들이 수신 금리 인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로,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예대율 규제를 105%에서 100%로 강화했다.
금리 인상과 함께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상호금융에 자금을 맡겼던 고객들이 은행 예금으로 눈을 돌리며 은행 정기예금에 대한 선호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4월 말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 5월 말(474조766억원)에는 전월 대비 1조2849억원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신용협동조합(136조2772억원)과 상호저축은행(114조5260억원)의 5월 말 기준 수신 잔액도 전월 대비 5141억원, 899억원 각각 감소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22조2742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조6827억원 늘었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수신 금리가 오르면 시간 차를 두고 코픽스가 인상되고 코픽스와 연동된 대출 금리도 오른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