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유가 상승에 또 인플레이션 걱정
수해지원 활동 활발···車 무상점검·구호물품 전달 등
▲올해 장마 기간 내린 집중호우로 여수의 한 농경지가 침수돼 있다.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가 ‘극한호우’ 같은 기상이변과 국제정세 변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일련의 상황들이 식료품 가격과 유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인플레이션 공포’가 생겼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수해 현장 복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식품·유통 기업들은 최근 한반도를 덮친 ‘극한호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역대급 폭우로 농산물 생산에 피해가 발생해 원가 상승 압박이 커진 탓이다. 이미 장마철에 접어들며 시금치, 상추, 오이 등 농산물 가격은 급격하게 뛰어오른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 신고가 접수된 농지 면적이 18일 오전 6시 기준 3만106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여의도(290㏊)의 107배에 이르는 면적이다. 가축 약 69만3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제정세도 식료품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쟁 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이 사실상 종료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은 17일(현지시간) 만료되는 해당 협정이 효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전쟁 이후 급등했다 최근 진정세를 보인 국제 밀 등 가격이 요동칠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T) 밀 선물 가격은 17일 기준 부셸당 6.81달러로 3.0%,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5.21달러로 1.4% 올랐다.
유가 역시 오름 추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4달러(1.50%) 오른 배럴당 76.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4월 25일 이후 최고치다. 다음달 항공사 국제선 유류할증료 역시 한 단계 올라 최고 11만4400원까지 내야한다.
국제유가는 미국 긴축 우려 완화,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 등을 반영해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성장률 지표 부진에 이틀 연속 하락하긴 했지만 앞으로 거래가가 오를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은 지난 16일 ‘해외경제 포커스-에너지·원자재 수급 관련 리스크 요인 평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근원물가가 점진적으로 안정된다 해도 식료품·유가 등이 요동치면 기업 경영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특히 정부가 라면, 우유 등 가격을 통제하려는 분위기를 계속 풍기고 있어 경영 판단을 내리기 더욱 복잡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이 침수된 냉장고를 세척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수해 피해지역에서 ‘수해 복구 특별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
재계는 다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다하고 있다. 73개 전국상의가 수해복구 성금 3억원을 내놨고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억원 기탁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도 이날 충북 괴산군청에서 폭우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해 1억원 상당의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두산그룹은 전날 수해복구를 위해 5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충청 지역을 시작으로 특별 점검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침수차에 대한 무상점검 등을 제공한다고 약속한 상태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그룹사들은 별도의 기부금을 조성해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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