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저항하던 쿠바 래퍼는 왜 감옥서 위·아래 입술 실로 꿰맸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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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쿠바 아바나 도심.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권금주 기자] 쿠바에서 반체제 활동을 했다가 실형을 받은 한 래퍼가 수감 생활 중 받은 학대에 대한 저항의 뜻으로 자신의 위·아래 입술을 꿰매 붙이는 사건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쿠바 독립 매체인 ‘14이메디오’와 스페인에 거점을 둔 ‘디아리오데쿠바’ 등은 쿠바의 반정부 예술인 마이켈 카스티요 ‘엘 오소르보’가 최근 피나르델리오에 있는 교도소에서 자기 위·아래 입술을 꿰맨 사실을 보도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팔에 ‘Patria y Vida’(조국과 삶)이라는 글자를 문신처럼 새겨 넣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Patria y Vida’는 쿠바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노래 제목으로, 엘 오소르보가 제작에 참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엘 오소르보 소식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졌다.

해당 계정에는 위·아래 입술을 실 같은 것으로 연결한 채 입을 굳게 닫은 엘 오소르보 사진도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불의 앞에서 나는 팔짱을 끼지도, 입을 다물지도 않을 것"이라는 글도 적혀 있다.

엘 오소르보의 한 지인은 또 다른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 그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올렸다. 해당 내용은 "엘 오소르보가 동료와 함께 폭동을 조직했다는 헛소문을 포함해 부당한 구금 과정에서 가혹한 처벌과 식량 제한 등 온갖 학대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의료지원을 제때 하지 않거나 진료 기록을 가족에게 넘기는 것을 거부하는 등 피해 양상은 다양하다고 한다"고도 밝혔다.

엘 오소르보는 비주얼 아티스트 오테로 알칸타라와 함께 쿠바의 반체제 예술가 그룹인 ‘산이시드로 운동’에 몸담은 대표적인 저항 예술인이다.


kjuit@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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