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국방부 보고문건 공개
김기현 "문재인 정권, 국민 철저하게 기만해"
![]() |
▲성주 사드 기지.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국방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경북 성주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의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2021년 6월 28일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 ‘성주기지 관련 현안보고’ 문건을 보고했다.
국방부는 이 문건에서 2017년 5월, 2018년 3월∼2019년 11월, 2021년 5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사드 기지 주변 지역에 대한 레이더 전자파 측정 결과 "순간 최대값이 인체 보호기준 대비 약 0.03%로 전자파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사드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서는 전자파 측정 최댓값이 0.018870W/㎡로 인체보호기준(10W/㎡)의 530분의 1 수준(0.189%)이었다.
신 의원은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이어 2021년 다시 한번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한 것을 확인했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 결과를 가지고 반대 주민들이나 시민단체를 설득하는 노력도 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 관련 이른바 ‘3불 1한’ 원칙을 한국과 중국의 ‘양국 합의’로 명시한 국방부 공식 문서도 이번에 확인됐다.
3불(不)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1한(限)은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의미다.
국방부가 신 의원실에 제출한 2019년 12월 ‘환경영향평가 관련 평가협의회 구성 시기 관련 과장급 협의 결과’ 문건에는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성주기지 환경영향평가 절차 진행 시 중국 측이 "한중 간의 기존 약속에 대한 훼손으로 인식하고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한중간 기존 약속: 3불 합의, 2017.10월’이라고 표기돼있다.
지난 2017년 10월 당시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협의 결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남 차장은 2020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협의 결과는 약속도 합의도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또 2020년 7월 국방부의 ‘성주기지 환경영향평가 추진 계획 보고’ 문건에도 "중국은 양국이 합의한 ‘3不1限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적혀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서 ‘3불 1한’이 통용됐다는 방증"이라며 "당시 인사들이 국회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당시 대통령의 방중 등을 이유로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평가협의회 구성을 연기했다는 내용이 적힌 문서도 신 의원은 공개했다.
국방부의 2019년 12월 ‘환경영향평가 관련 평가협의회 구성 시기 관련 과장급 협의 결과’ 문건에 따르면,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12월 계획된 고위급 교류(외교부장 방한, VIP 방중)에 영향이 불가피해 연내 추진이 제한된다"며 "외교 현안 등을 고려할 때 연내 평가협의회 구성 착수가 곤란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고의로 지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파상공세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안보농단"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주장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철저하게 국민을 기만한 사실이 문서에 의해 증명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신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위해서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필수적 절차, 환경평가협의회 구성을 일부러 지연시켰다는 것이고, 그 사실이 국방부 문서로 확인된 것"이라며 "2020년 7월 국방부는 성주 기지 환경영향평가 추진계획보고라는 문서를 작성하면서 중국의 입장에 대해서 ‘양국이 합의한 ’3불1한‘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적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한’의 존재에 대해 그간 문재인 정권은 ‘사실이 아니다, 요구받은 게 없다’라면서 그 존재를 강력하게 부정했지만 알고 보니 그것 또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