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대글로비스 통한 인수시 역량 확대·강화 가능
포스코그룹, '중장기 전략 맞지 않아' 인수 고려 안해
CJ·LX그룹 인수 가능성 목소리도 계속 돼…
SM, 인수 의지 드러내…"다만 영구채 주식 전환시 입창 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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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VLCC 1호선 유니버셜 리더호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한 ‘약 5조원’의 대어(大漁), HMM을 두고 이를 인수할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인수 유력 후보로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LX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M그룹이 최근 공식적으로 인수전 진출 의지를 나타냈다.
23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은 다음달 21일 오후 5시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 받아, 이후 최종입찰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며 매각 작업을 발표했다. 양 기관이 매각에 본격 속도를 내면서 인수 유력 후보들이 하나둘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내비친 기업엔 SM그룹이 있다.
다만, SM그룹은 HM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영구채를 주식으로 바꿀 경우 입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상태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인수가로 4조5000억원이 적정하다"고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산은 등은 영구채 일부 전환을 매각대상에 포함, 잔여 영구채와 관련해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전환권 및 신주인수권 행사 결정에도, SM그룹의 인수 의지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배 연구원은 "신주 상장일에 시가총액의 상승이라는 공식은 맞으나, 현재 시점 대비 무조건적인 상승은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현대차의 인수 가능성도 눈 여겨 볼 수 있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나, 여전히 시장은 현대차의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HMM의 전신이 현대상선이었던 데다 충분한 자금 여력, 그리고 현대글로비스와의 사업 연관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와 유통, 해운사업을 하고 있지만, 해운 비중은 16.94%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HMM을 인수할 경우, 컨테이너 운반 역량까지 확대·강화시킬 수 있다.
포스코그룹의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포스코그룹 측은 시너지가 없다는 이유로 인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포스코홀딩스는 "중장기 사업 전개 방향과 다르다"며 HMM 인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포스코그룹의 과거 행보 및 물류 통합 법인 포스코플로우 출범 등을 근거로 인수전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이외 CJ그룹과 LX그룹 등을 또 다른 후보군으로 올리고 있다. LX는 물류 포워딩 회사인 LX판토스를 갖고 있어 컨테이너 선박을 확보할 경우 이전보다 더 저렴한 운임비 제공이 가능하다. CJ 역시 CJ대한통운과의 운송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편, 정부는 대기업이 인수하는 것을 바라고 있는 눈치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태핑(의사 타진) 결과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