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생산 모델 Y 일주일만에 계약 2만여대 몰려
"韓 겨울 추위에 취약···보조금 미확정 가격 부담도↑"
▲테슬라 모델 Y 차량 이미지.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국내에서 ‘중국산 테슬라’가 인기 돌풍을 일으키면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저가 전기차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FP 전기차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주행가능거리를 줄인 모델인데, 추위에는 특히 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코리아가 국내에 최근 출시한 ‘모델 Y 후륜구동(RWD)’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진다.
테슬라는 이 차에 저렴한 배터리를 장착해 판매 단가를 크게 낮췄다. 국내 공식 판매 가격이 5699만원이다. 아직 환경부 보조금 금액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4000만~5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이전 국내에서 판매하던 모델 Y 사륜구동 모델의 가격은 7874만~8534만원이다.
테슬라 차량이 국산 전기차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자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14일 차량 주문을 받은 이후 일주일여만에 2만대 이상 사전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을 빨리 받기 위해 계약을 여러대 걸어놓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계약금이 3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실수요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테슬라 측이 차량 가격을 2000만원 이상 낮추기 위해 전기차 성능도 조정했다는 점이다. 모델 Y 사륜구동 모델에는 삼원계(NCM) 배터리가 장착되지만 RWD에는 LFP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모델 Y RWD는 주행 가능 거리가 350km에 불과하다.
리튬이온배터리는 특성상 온도가 내려가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엔진 열을 활용할 수 있는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히터 등을 틀 때 전기를 써야한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LFP 배터리는 삼원계보다 추위에 유독 더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테슬라 전기차는 또 현대차,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가 만든 차량 대비 상온 대비 저온 주행거리가 낮은 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아이오닉 5, EV6 등은 저온 운행 효율이 90%를 넘지만 테슬라 모델 Y 사륜구동 롱레인지 모델은 80% 초중반대에 불과하다.
고객들이 예상한 만큼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국내에서 보조금 전액을 받기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 주행거리, 전비, 충전 인프라 보급 노력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테슬라 모델 Y RWD의 경우 인프라 등 다수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우리 기업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테슬라 차량에 보조금을 100% 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시장에 깔린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델 Y 계약 속도를 보면 고객들이 중국산이라는 점보다 테슬라라는 브랜드에 먼저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저가형 제품은 겨울철 주행거리가 확 줄어드는 등 주의할 점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