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기대주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입주 한 달 앞뒀는데 전세 인기 ‘시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3 14:07

전·월세 물량, 전체의 84%에 달해

대출 금리 인상이 해당 현상 주요 원인

전문가 "일시적 현상…결국 회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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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기대주로 평가받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가 입주를 앞두고 불 꺼진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래미안원베일리 전경. 삼성물산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한때 100억원에 거래되면서 논란을 낳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가 입주를 한 달 남기고 불 꺼진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남 3구에서 유일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되지않아 ‘갭투자’(전세끼고 매매)가 가능한 점이 전세 매물 급증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포 등 서초 지역의 경우 수요가 많아 물량 부담이 적다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200㎡는 지난 1월 16일 100억원에 거래됐다가 지난 4월 19일 돌연 거래가 취소됐다.

해당 거래는 올해 들어 첫 100억원대 계약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내 취소되면서 단순 ‘집값 띄우기’ 시도였다는 의구심만 키우며 논란이 된 바 있다.

한차례 논란이 일었지만 래미안원베일리의 입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한 래미안원베일리는 2990가구 대단지로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분양가 역시 당시 역대 최고 수준인 3.3㎡(평) 당 평균 5653만원으로 책정됐다.

해당 단지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고속터미널역 3·7·9호선과 선호 학군을 끼고 있어 당첨시 10~15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청약’으로 기대를 높여왔다.

하지만 입주를 한 달 앞둔 상황에 래미안원베일리의 인기는 시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래미안원베일리의 전세 매물과 월세 매물은 각각 1430건, 1067건으로 전체 2990가구의 약 84%에 달한다.

한 달 뒤에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래미안원베일리는 말 그대로 불 꺼진 아파트가 되는 상황이다.

반포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입주 잔금을 해결하기 위해 래미안원베일리 집주인들이 공격적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셋값이 매주 1000만원 이상 씩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입주 지정 기일 안에 잔금을 치르지 못하게 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의 연체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빠른 입주를 위해 가전제품 및 가구 등을 구비해 주려는 집주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래미안원베일리의 인기가 시들한 데에는 대출 금리 상승 영향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상품 금리 및 전세자금대출 상품 금리 산정 기준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4월 3.44%를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해 3.70%까지 올라갔다. 이로 인해 신규취급액 코픽스 기준 전세자금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금리는 3.86∼5.26%에서 4.00∼5.40%로 상승했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올해 하반기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했던 수요자들은 높은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게 됐고 이 같은 현상은 신규 입주 아파트인 래미안원베일리에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는 해석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전셋값 하락은 인근 아파트 단지들에서도 명확히 나타난다.

최고가 22억원에 달하는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현재 12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는 상황이며 최고가 24억원을 기록했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19일 12억12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입주물량이 많을 때는 일시적 공급과잉이 온다"며 "금리 부담으로 인해 실질적 입주가 되지 않고 잔금을 치르려는 수분양자들이 많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내년 하반기까지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입주물량이 소화되면 결국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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