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못 이기긴 러브버그, 더 많아진 모기가 채웠다...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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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가정집 창문에 붙은 러브버그.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권금주 기자] 지난달 서울 서북권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시내 전역을 뒤덮었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짧은 생애주기와 거센 장맛비를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 사라졌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박선재 연구관은 러브버그의 경우 암컷이 최장 1주일, 수컷은 3일가량 산다고 전했다.

박 연구관은 "6월 15일 최초 민원 보고부터 약 2∼3주간 러브버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브버그는 1년에 한 번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에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작년엔 러브버그가 7월 초순부터 1주일 간 집중적으로 나타났지만 올해는 6월 중순부터 차례로 출몰하다 6월 하순부터 7월 초순 새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다만 러브버그가 사라진 후에는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관찰된 모기는 지난해보다 많다.

질병관리청의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현황’에 따르면 7월 2∼8일 전국 도심·철새도래지의 모기 트랩지수는 87.5개체로 전년보다 83.7% 증가했다. 다만 평년(2018∼2022년)보다는 12.8% 적다.

특히 도심으로 범위를 좁힌 트랩지수는 68.2개체로 평년보다 10.2%, 지난해보다 98.5% 늘었다.

트랩지수는 모기 유인 포집기(트랩) 한 대에서 잡힌 모기 개체 수를 뜻한다.

종별로는 도심에 주로 서식하는 빨간집모기의 트랩지수가 48.1개체로 평년보다 57.1%, 작년에 비하면 121.5% 폭증했다.

40년간 모기를 연구해온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면 모기 유충도 쓸려가기 쉽지만 빨간집모기의 경우 정화조나 하수도, 지하실에 살기 때문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모기는 폭염에 약한데 최근에는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아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고 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서울시가 모기 활동지수를 가장 높은 ‘불쾌’로 예보한 날은 모두 20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일보다 8일 많았다.

지구온난화로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는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비가 자주 오면서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물이 고인 환경이 많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kjuit@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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