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새 먹거리’ HBM···미중 갈등 속 삼성·SK ‘기술개발’ 총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5 14:09

‘초격차’ 활로 찾기 전략···1조원대 ‘통큰투자’



美中 갈등 국면 예의주시···성장세 제동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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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2라인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분야 ‘새 먹거리’로 급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며 해당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국면 속 생산시설 구축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은 변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BM은 기존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프리미엄 메모리 반도체다. AI 고도화를 위한 필수 부품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들어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수요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HBM 수요는 2억9000만 기가바이트(GB)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작년 대비 60% 가량 커진 수치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HDM 시장도 올해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분야 기술이 가장 앞선 업체는 SK하이닉스다.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하고 작년에는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 4월에는 24GB 12단 HBM3 신제품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앞으로도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게 업체 측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2026년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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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적층 HBM3 제품 이미지. 이 제품은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24GB의 용량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HBM 패키징을 위한 신규 후공정 장비를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연말까지 생산 능력 2배 확대를 목표로 약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를 바로 뒤에서 따라가고 있다. 6.4Gbps(초당 기가비트)의 성능과 초저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 샘플을 출하 중이다. 이미 양산 준비를 완료했다. 차세대 HBM3P 제품은 올 하반기 내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 주목하고 1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천안 공장에 후공정 설비를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생산량 증대에 나설 계획이다.

양사는 최근 미국과 중국간 갈등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AI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HBM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긴장감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해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HBM 연구개발 센터나 생산 시설 일부를 미국에 설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HBM 시장은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 미만이지만 우리 기업들이 기술개발 및 생산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는지에 따라 점유율 판도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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