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후발주자 맹공에 선발기업 '진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31 16:36

맘스·빽보이·노브랜드, 가성비로 가맹점 확대 가속



도미노·피자헛 등 기존 빅4, 할인·모델교체 안간힘



"고물가 가격인상 신뢰 떨어져 '신흥 브랜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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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앤컴퍼니가 운영하는 피자 브랜드 ‘맘스피자’ 화랑대역점. 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시장에서 선발기업과 후발주자 간 무한경쟁이 치열하다.

저렴한 가격대를 장점으로 비교적 업력이 짧은 후발 피자 브랜드들이 올해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하자 인지도가 높은 기존 빅4 브랜드들이 수성(守城)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거나 신사업 진출로 신규수익 창출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가맹사업 시동…매장 확대 본격화

지난 31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 운영사 맘스터치앤컴퍼니는 가성비를 내세운 브랜드 ‘맘스피자(Mom’s Pizza)’ 중심으로 가맹사업 모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맘스터치는 2021년 ‘맘스피자’ 상표를 출원한 뒤 테스트배드 매장인 맘스터치 랩·일부 직영점을 통해 시범 운영해 왔다. 현행법상 가맹본부에 요구하는 1년 간의 직영점 운영 기간을 거쳐 지난달 1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정보공개서 등록도 마쳤다.

운영 효율을 위해 지난해부터 가맹 모집에 나선 ‘피자앤치킨’ 브랜드 외 테스트 단계인 브랜드들도 맘스피자로 통합시킬 방침이다. 2017년 출시한 화덕피자 전문점 ‘붐바타’와 지난해 24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패밀리사이즈 피자 전문점 ‘피자헤븐 코리아’ 등이다. 이를 통해 맘스터치는 현재 총 80여곳인 피자 매장 수를 내년까지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2021년 11월 가맹사업에 뛰어든 더본코리아의 ‘빽보이피자’는 가파른 매장 확대 추이를 보이는 만큼 올해 200호점 이상 출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말 가맹점 1호를 낸 이래 1년 만에 130여곳을 기록했으며, 현재 약 150개까지 불어났다. 1만원대 저렴한 가격대가 먹혀들면서 소비자 호응을 얻음에 따라 빠르게 매장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해 피자 시장에 진출한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피자’도피자 한판 당 1만∼2만원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최대 4만원대 글로벌 피자업체 가격대 대비 저렴한 것은 무기로 연내 가맹점 개점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조율 중인 가운데 지난달 문을 연 미아점을 포함해 현재 운영 중인 직영점만 5개점이다.


◇마케팅·사업다각화에도 판 뒤집기 어려워

후발업체들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도미노피자·한국피자헛·미스터피자·한국파파존스 등 빅4 브랜드들의 부담이 높아졌다는 업계 분석이다.

‘도미노피자’ 운영사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1억원으로 전년(159억원)보다 93% 급감했다. 한국파파존스도 영업이익이 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줄었다. 한국피자헛과 미스터피자 역시 나란히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이들 업체 각각 영업손실액만 2억5600만원, 71억9000만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이다.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이들 업체는 일부 프리미엄 제품 대상으로 상시할인을 진행하거나, 전속 모델을 교체하는 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파파존스는 최근 치킨 시장까지 진출하며 수익원 확보도 꾀하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하는데 이어 오는 2035년까지 매장 수를 1000여개로 늘린 청사진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고물가 속 저렴한 중저가 브랜드로 대세가 기운데다 잦은 가격 인상 탓에 빅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피로도가 쌓여 판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 미스터피자는 주요 메뉴 가격을 4~5% 인상했으며, 도미노피자도 5만원 이하 피자 주문 시 2000원씩 배달비를 받기로 했다. 파파존스도 사이드 메뉴 가격을 최대 18% 인상했으며, 피자헛 역시 지난 6월 말 일부 피자·사이드 메뉴 가격을 올렸다.

한 프랜차이즈 피자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대의 신흥 피자업체 등장과 함께 가성비를 갖춘 냉동피자 시장과 경쟁구도까지 생겼다"며 "빅 브랜드들도 나름의 생존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나 동시에 가격인상으로 고객 신뢰도가 떨어져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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