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톺아보기] 라면 맵게, 더 맵게…'빨간 맛' 열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1 16:12

MZ세대 중심 더 매운 맛 인기…신제품 출시 경쟁
오뚜기 마열라면, 농심 신라면레드 이달 중순 첫선
삼양식품 단종된 불닭볶음탕면 재출시 큰호응 얻어
SNS 먹방 유투버 중심 맵부심 챌린지 열풍도 한몫

매운 라면_각 사

▲(왼쪽부터) 오뚜기의 ‘마열라면’, 농심의 ‘신라면 더 레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탕면’.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뜨거운 여름 열기를 뜨거운 매운 맛으로 이겨낸다. 라면업계가 ‘이열치열’(以熱治熱·뜨거운 열을 열로 다스린다)’ 전략으로 매운맛 더하기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매운 라면이 인기를 더해가자 주요 라면 제조사들이 자사 대표 제품의 맵기를 강화한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1일 오뚜기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온·오프라인 채널로 신제품 ‘마열라면’을 풀 계획이다. 9월엔 용기면 제품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마열라면’은 지난 2021년 선보인 ‘열라면’과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 짬뽕’ 이후 오뚜기가 2년 만에 내놓는 매운 라면 제품이다.

기존 ‘열라면’ 특유의 칼칼한 국물 맛을 살려줄 제주산 마늘·후추로 구성된 건더기 재료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맵기는 현재 판매중인 ‘열라면’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운맛 지표 스코빌지수(SHU)로 환산하면 5000 정도이다.

오뚜기는 ‘마열라면’ 출시와 함께 젊은 세대 위주로 매운 라면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제품 판매량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열라면’은 코로나19 유행기였던 2020년부터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순두부찌개처럼 끓여먹는 레시피가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알려진 뒤 ‘열라면’ 판매량이 평균 2~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매운 라면의 원조로 자부하는 ‘신라면’의 농심도 오뚜기 ‘마열라면’보다 이틀 빠른 오는 14일부터 기존 신라면(3400SHU)보다 2배 이상 매워진 한정판 ‘신라면 더 레드(7500SHU)’를 출시한다.

신제품은 기존 ‘신라면’ 고유 맛은 지키되 청양고추의 양을 늘려 매운맛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농심 라면 가운데 가장 매운 제품인 ‘앵그리 너구리’(6080SHU)보다도 높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신라면 더 레드’뿐 아니라 올 들어 농심은 주력 브랜드 신라면을 중심으로 매운맛 라면 라인업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 한정판으로 기존 ‘신라면 큰사발’보다 3배 매운 ‘제페토 큰사발(6000SHU)’을 내놓자마자 소비자 호응에 준비물량을 모두 소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더 레드’는 신라면이 추구하는 맛있게 매운맛을 고객들에게 알리고자 출시하는 제품으로, 워낙 맛이 자극적이어서 한정판으로 선보인 것"이라며 "향후 정식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양식품은 해외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 재출시한 ‘불닭볶음탕면’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단종 수순을 밟고, 해외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다 매운 라면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 6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국내에서 부활했다. 재출시 두 달도 안 돼 600만개 이상 팔리며 삼양식품 라면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해 3월 나온 ‘불닭짬뽕’를 제외하면 불닭라면 제품군 가운데 유일한 탕면인 ‘불닭볶음탕면’의 스코빌지수는 4705SHU로 삼양식품의 효자제품 ‘불닭볶음면’(4404SHU)과 비슷한 맵기를 자랑한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 5월 일찌감치 ‘할라피뇨치즈붉닭볶음면’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맵부심’(매운 음식을 잘 먹는 것을 자부하는 마음)을 자극하기도 했다.

주요 라면업체가 매운 라면을 앞다퉈 내놓는 또다른 배경으로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매운 맛 챌린지’ 열풍도 한몫하고 있다

중소 유통업체가 판매하는 ‘불마왕라면’·‘염라대왕라면’은 맵기 수치가 1만4444SHU, 2만1000SHU에 이를 정도로 ‘극악의 매운 맛’을 과시해 최근까지 먹방 유튜버들의 이른바 맵기 신기록에 도전하는 ‘도장깨기’ 단골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라면 수요가 늘면서 덩달아 매운 라면 인기도 높아졌다"면서 "한국뿐 아니라 매운 맛에 익숙지 않은 해외 소비자 사이에서도 한국 라면의 인기에 덩달아 매운 맛 라면 수요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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