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물밑 수주전 뜨거운 한남4구역, 누가 깃발 꽂을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1 14:51

적은 조합원 수, 한남 뉴타운 내에서도 사업성 ‘우수’



현대·GS·포스코·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 ‘눈독’



한남3구역 수주 현대건설이 유리한 고지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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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대어로 평가받는 용산구 한남4구역에 깃발을 꽂을 건설사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한남4구역 일대 모습.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최근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는 등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서울 용산구 보광동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1일 방문한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한남4구역은 최근 서울시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들뜬 분위기였다.

지난달 24일 한남4구역 교통영향평가가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교통영향평가 이후에는 건축심의와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한남4구역 조합이 빠르면 이달 건축심의를 신청하고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 16만2030㎡에 1965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해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면적이 한남5구역(약 18만㎡)보단 작고 한남2구역(약 11만㎡)보단 크다.

무엇보다 한남4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 사업성이 우수하다. 한남4구역은 조합원 수가 1166명으로 다른 구역보다 수가 적다. 대개 재개발 사업에선 조합원 수가 적을수록 사업성이 좋다고 말하는데 그만큼 아파트 일반분양분을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분당선 용산 연장선이 개통될 경우 동빙고역(가칭)이 근처에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 역세권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란 평가다.

한남뉴타운 공인중개사무소 B관계자는 "한남4구역은 알짜 정비사업으로 평가받는 한남뉴타운 중에서도 사업성이 높아 많은 건설사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남4구역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는 현대건설·GS건설·포스코이앤씨·삼성물산·DL이앤씨 등이다. 다만 DL이앤씨는 한남5구역 수주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남4구역 조합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등 4개 건설사는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영향 평가 심의를 통과했을 때 4개 건설사는 축하 현수막을 걸었다. 다만 현수막은 현재 구청에서 다 철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4개 건설사들이 모두 수주에 참여한다면 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가 삼파전을 벌인 2020년 6월 한남3구역 이후 3년 여 만에 초대형 수주전이 벌어진다.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현대건설(디에이치)·포스코이앤씨(오티에르)·DL이앤씨(아크로) 등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해 조합원들에게 구애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한남3구역을 수주한 이후 이 사업에 공을 들여온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이 동쪽으로 맞닿아있는 한남3구역과 경사와 단차를 맞춰야 하는 등 각종 공사 협상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삼성물산·GS건설 등은 상징성이 높은 한남뉴타운 내에 자신의 브랜드가 1개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특히 한남3구역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추가 수주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달부터는 서울시 조례 개정에 따라 서울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후로 앞당겨졌다. 이전까지 조합 설립 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아야 시공자 선정이 가능했다. 또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는 건설사를 시공자로 선정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한남4구역 고위 관계자는 "가능한 빨리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싶지만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는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zoo1004@ekn.kr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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