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코스피 이전 상장으로 기대 높았으나 실적 하락
2분기 영업익 전년비 59.6%↓…컨센서스보다 31.2% 하회
삼성전자 모바일 출하 부진·아이폰15 공급 지연 영향 커
증권가 “기대·우려 공존하나 중장기 성장성 기대해볼 만”
▲비에이치 CI. 비에이치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아이폰 등에 부품을 판매하는 IT 부품 기업 비에이치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이후 첫 실적 발표였기 때문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의 올 2분기 매출액은 3053억원,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59.6% 감소했다.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31.2%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하락했고 컨센서스를 24.4% 하회했다.
실적이 저조했던 이유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아이폰15의 공급 지연 등이 꼽힌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물동량이 계절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삼성전자 모바일 출하가 부진했기 때문에 매출 성장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비에이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전문 제조·공급 업체로 스마트폰, OLED 등 제품 업체에 FPCB를 공급한다. FPCB 시장은 스마트폰이 주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등 국내외 주요 IT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FPCB는 첨단 IT산업의 핵심부품으로 IT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스마트폰을 넘어 노트북, TV, VR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에는 차량용 무선충전사업도 양수해 운영 중이다. 다만 신사업 부문을 꾸리면서 늘어난 일회성 비용이 2분기 수익성을 저하시킨 요인 중 하나로도 꼽힌다.
앞서 비에이치는 지난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16년 만인 지난 6월20일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올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비에이치와 지난 4월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SK오션플랜트 두 곳 뿐이다. 이에 비에이치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이 축소되고 밸류에이션이 재평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주가는 이전 상장 당시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6월20일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첫날 비에이치 주가는 2만7900원을 기록했으나 최근 주가는 2만5000원 선에 머무르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시장 성장성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고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맥(Mac)과 아이패드(iPad)에 대한 OLED 채택이 오는 2026년 이후 마무리될 경우 2027년 비에이치의 IT 제품향 매출은 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와 실적 상방이 열려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아이폰15 공급 확대와 삼성디스플레이향 매출 회복으로 2분기의 실적 부진을 벗어날 전망"이라며 "신사업 부문인 차량용 무선 충전기 실적 역시 4분기를 기점으로 손익분기점을 상회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