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2022년도 전력설비 정지통계…중앙급전발전기 대상 조사
작년 오작동 정지 건수 민간 98건, 공기업 57건…2019년엔 세 배까지 차이
주요 정지원인 설계제작결함, 오동작, 인적과실, 고장파급, 자연재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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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모습. |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민간 발전기가 전력당국의 가동 명령을 따르지 못하고 운전을 멈춘 건수에서 발전 공기업 발전기의 약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기의 가동 중지는 발전기 오작동, 설계제작·시공 결함, 정비 미흡, 설비 노후 등에 따른 것이다.
민간 발전사들이 발전 공기업보다 많은 발전기 가동 중지 건수를 기록한 것은 발전 공기업이 민간 발전사보다 발전기를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결과를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일각에서는 발전 연료비 상승으로 생산 전력의 도매 수익이 낮아질 경우 민간 발전사들이 발전 공기업과 달리 스스로 발전 가동을 멈추는 점도 그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민간 발전사들은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의 한도를 정해 상승을 제한하는 정부의 SMP 상한제 도입 등으로 발전기를 돌려도 원가를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자 정비 등을 이유로 발전기를 적극적으로 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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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발전사와 발전공기업 6개사 발전기 정지건수(2018∼2022) (단위: 건수) 자료= 전력거래소※ 기타 : 진동, 자연재해, 이물유입 등 |
3일 전력거래소 ‘2022년도 전력설비 정지통계’에 따르면 민간발전사의 발전기 정지건수는 지난해 총 98건으로 발전공기업 6개사 57건보다 1.7배 많았다.
발전 공기업 6개사는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을 말한다.
지난 2021년 민간발전사와 발전공기업 6개사의 발전기 정지건수는 각각 117건, 54건이고 △2020년 104건, 60건 △2019년 120건, 40건 △2018년 125건, 48건으로 나타났다.
민간발전사와 발전공기업 6개사의 발전정지 건수가 많게는 세 배까지 벌어진 것이다.
발전정지 건수는 중앙급전발전기 412기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중앙급전발전기란 설비용량 20MW 이상 발전기로 전력거래소 지시에 따라 전력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발전기를 말한다.
전력거래소는 전날 전력시장에서 다음 날 발전할 발전소들의 입찰을 받고 발전 당일 전력수급상황에 따라 입찰한 발전소들에 발전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이 때 입찰참여가격이 가장 저렴한 발전소부터 발전을 시작한다.
지난해 민간발전사의 총 정지건수 98건 중 원인별 정지건수는 △설계제작결함 4건 △오동작 37건 △경년변화(시간이 지나면서 기계 재료의 성질이 바뀌는 것) 8건 △인적과실 3건 △고장파급 4건 △연소결함 5건 △진동, 자연재해, 이물유입 등 31건으로 나타났다.
발전공기업들은 석탄발전과 원자력 발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고 그나마 민간발전사들이 보유한 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다.
LNG 발전은 발전 연료비가 비교적 비싸고 수시로 껐다 켰다 할 수 있어서 비교적 고장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하루 24시간 운전하며 발전의 기반을 이루는 원자력·석탄 발전보다 발전정지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NG 발전으로만 정지건수를 비교해도 지난해 민간발전사는 총 81건이고 발전공기업 6개사는 22건이다.
민간발전사가 LNG 발전에서 거의 네 배 가깝게 정지건수가 많았던 것이다.
발전공기업 6개사가 보유한 LNG 발전설비의 총 설비용량은 1만8252메가와트(MW)이고 민간발전사는 2만3379MW를 보유했다.
민간발전사가 발전공기업 6개사보다는 LNG 발전설비를 약 28% 더 보유한 셈이다.
다만 민간발전사들은 지난해 실시한 SMP 상한제 적용으로 발전기를 돌려도 원가 회수를 하지 못해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SMP는 연료비용을 반영해 결정하는 데 SMP 상한선보다 높은 SMP를 받아야 하는 발전기는 발전기를 돌려도 연료비용도 건지지 못한다는 의미다.
민간발전업계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SMP 상한제 적용으로 민간발전사가 입은 손실이 2조 원을 초과했다고 보고 있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