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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경찰들이 범행 예고지 중 한 곳인 서울 강남구 수인분당선 한티역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4일에만 피의자 총 5명을 붙잡았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3일 전담대응팀을 꾸려 살인 예고글 작성자를 엄중히 처벌하겠다며 수사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살인 예고글’엔 주로 지하철 역명이 특정됐다. 최근 흉기난동 사건이 언론 보도에서 ‘신림역’, ‘서현역’ 등 역명을 사용해 명명되자 이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4일 오후 4시께 "내일 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 XX야"라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붙잡았다. 이날 오전 4시께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터넷 주소(IP) 등을 추적해 신원을 파악하고 서울 도봉구 자택에 있던 피의자를 체포했다.
이어 오후 5시 50분께는 서울 성동경찰서가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추가로 체포했다. IP를 추적해 용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오후 5시 50분께 서울 강서구 집에 사는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이날 오후 7시께 "모란역 오늘 7시 2명 죽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검거했다.
경북 경산경찰서 역시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구대학교 게시판에 칼부림을 풍자하는 글을 작성한 혐의로 20대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 38분께 "대구대 롤로노아 조로 3도류 칼부림 예고한다. 다 덤벼라"라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롤로노아 조로’, ‘3도류’는 한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등을 지칭한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글을 본 학생들은 경찰에 ‘흉기 난동’ 예고라고 신고했으며, 게시글은 오후 3시 10분께 삭제됐다.
부산에서도 ‘부산 재송역 칼부림 예고’라는 제목의 글이 5시 27분께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오늘 7시에 재송역 주변이랑 센텀 쪽 사람들 다 죽일 겁니다, 경찰도 그냥 죽일 겁니다. 저를 막을 순 없을 겁니다’ 등의 내용이 쓰여 있었다.
경찰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던 중 이 글을 발견하고 바로 작성자 추적에 나섰고 약 2시간 뒤 작성자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10대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뒤 지난달에 붙잡힌 살인 예고글 작성자는 모두 2명이다.
지난달 24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과 온라인 흉기 구매 화면 캡처를 디시인사이드 남자연예인 갤러리에 올린 20대 남성 이모씨가 가장 먼저 검거됐다.
그는 글을 올리고 하루 만에 체포된 그는 이달 2일 협박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이씨가 과거에도 각종 커뮤니티에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글을 2차례 더 올린 사실을 파악해 혐의에 포함했다.
경찰은 같은 달 25일 디시인사이드 AKB48 갤러리에 "신림역 일대에서 여성을 강간·살인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쓴 30대 남성도 31일 붙잡아 불구속 상태 조사 중이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협박이나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만 살인이나 상해를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예비나 상해예비 혐의도 적용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3일 성남시 서현역에서 발생한 두 번째 흉기난동 사건 이후 수사에 전력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사건 뒤 경찰력을 총동원해 관련 사건을 수사하라는 엄중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남은 22건 살인 예고글도 IP 등을 통해 추적 중이다. 다만 작성자들이 유동 인터넷 주소(IP)나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서 용의자 특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현역 사건 이후 살인 예고글이 급증세여서 경찰 수사력이 포화될 우려도 있다. 살인을 예고한 장소 역시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4일 하루에만 서울 강남과 성남 분당, 부산 서면 등에서 최소 16건 이상 살인 예고글이 신고 또는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4시 19분께는 ‘대치 시대인재 학원 재수종합반 학생 몰살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