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월 CPI·PPI 모두 마이너스…‘디플레 우려’ 현실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9 14:37
CHINA-ECONOMY

▲중국 소비자들(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그동안 우려됐던 디플레이션이 사실상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집계한 전망치(-0.4%)보단 0.1%포인트 올랐지만 전월(0%)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중국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찍은 적은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중국의 CPI 상승률은 2021년 1∼2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줄곧 플러스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2월에 1.0%를 기록한 뒤 3∼5월에 1% 미만을 보이다가 6월에 0%를 찍었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대비 4.4% 하락해 시장 예상치(-4.0%)를 밑돌았지만 6월(-5.4%)과 비교하면 소폭 반등했다. P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1.3%) 이후 줄곧 마이너스다.

CPI와 PPI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나온 적은 과거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리오프닝 이후 지난 1분기 깜짝 반등을 보였던 중국 경제는 소비자와 기업들의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부동산 침체는 지속되고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한 점이 경제 회복에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또 2020년 말과 2021년 초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돼지고기 가격 하락 때문이었던 반면, 지금은 미국·유럽 등으로의 수출 감소로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임대료·가구·가전 가격도 내려가는 만큼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확실히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며 "관건은 지속 기간인데 이는 정책입안자들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싱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국은 정부 지출, 부채 상향, 통화 및 재정 완화 등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은 역시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되자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등의 부양책을 펼칠 것이란 방향에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 통화가치 하락, 중국 부채 급증 등의 요인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선 중국 CPI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스탠다드차터드의 딩 슈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는 앞으로 1~2개월 정도만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식품과 에너지 가격은 올 하반기에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PPI에 대해선 바닥을 쳤다면서도 "올해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통계국 측은 "기저효과가 서서히 사라짐에 따라 CPI는 점차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디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해 중국 수출이 급감했지만 철강 수출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세관)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1∼7월 철강 수출량은 5089만 2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이는 중국의 전반적인 수출 감소세와는 대비된다. 중국의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사실상 사라진 지난 3월(+14.8%) 반등하고 4월(+8.5%)에도 증가세였다가 5월(-7.5%)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해 6월(-12.4%)과 7월(-14.5%)에 크게 줄었다.

철강 이외에 자동차, 정제유 등의 수출 증가도 주목받는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전기차를 포함한 중국의 완성차 수출량은 234만 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6.9% 증가했다. 이는 일본의 상반기 수출 대수인 202만대보다 32만대가량 많다. 중국은 올해 들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아울러 지난 1∼7월 중국의 정제유 수출량은 3661만 6000t, 수출액은 1900억 위안(약 34조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2%, 33.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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