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9월 기준금리 동결하겠지만…‘인플레 승리’ 선언 없을듯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11 10:44
USA-FED/JOBS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추이가 재확인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가 가까운 시일 안에 인하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이 전환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3.2% 올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3% 상승을 하회했다. 이는 6월(3.0%)보다 소폭 오른 수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재발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월 대비 상승률과 근원 CPI 지표가 디스인플레이션 추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전월 대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로 6월 상승률과 동일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는 전년 동월 대비 4.7%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6월(4.8%) 수치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 근원 물가 상승률 또한 6월과 같은 0.2%로 기록됐는데 이는 2년만에 상승폭이 또 다시 적게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7월 CPI 발표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연준은 지난 6월 점도표를 통해 연내 두 차례 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고 그 일환으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로 인해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5.25∼5.50%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7월 CPI는 연준 2% 목표치와 부합하는 속도로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을 두 달 연속 보여준다"며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9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 또한 89%의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가 상승률이 아직 2%대로 돌아오지 않아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 국제유가는 현재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있어 8월 CPI는 7월보다 더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월 CPI와 관련해 "예상된 수준으로 나타나 좋은 소식이다"면서도 "승리했다고 말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대로 되돌리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또한 "7월 발표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동결시키기에 충분하지만 승리를 선언하기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 그는 7월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은 갈 길이 먼 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9월에 금리가 동결된다 하더라도 이는 ‘매파적 중단’에 가깝다는 관측도 나온다.

LH 메이어의 데렉 탕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고 비둘기파 위원들은 이에 만족할 것"이라며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매파 위원들 또한 금리가 11월 또는 그 이후에도 동결된다 하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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