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
미국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은 경기침체 등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국채 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러나 연준이 ‘더 오래, 더 높이’(Higher for Longer)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 채권 매수로 이어질 수 있어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꺾이고 있지만 연준 목표치인 2%대를 웃도록 있으며, 연준 주요 인사들 또한 통화정책과 관련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전략가들은 최근 고객들에게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를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수익률 또한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른 상황이다.
인베스코의 최고 채권전략가인 롭 왈드너는 "연준의 매파적인 메시지가 장기채 금리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연준의 매파적 태도로 불확실성 또한 고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9월에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9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90%의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7월 근원 CPI 상승률은 4.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지난 11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3% 상승을 기록, 예상치(0.2%)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해 8월 인플레이션 재발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어 미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 정부의 장기채 발행 또한 채권시장에 하방 압박을 넣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의 고금리 환경, 미 뉴욕증시 불안 등의 요인으로 채권시장에 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이런 추이가 지속될 경우 올해 채권시장에 기록적인 자금 유입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짚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미 국채가 증시 리스크로부터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50곳의 고객들로부터 총 7000만 달러를 운용하는 금융 플래너인 케리 뎁스는 "인플레이션 지속, 미 국채 신용도에 대한 인지도 문제, 미 정부의 예산 부족, 글로벌 정치적 불안 등을 포함해 리스크들이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오는 16일 공개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촉각을 더욱 기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를 둘러싼 연준 위원들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달 말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위원들이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에 고무됐다는 점이 의사록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확신은 없을 것"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