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하반기에도 신약개발 '날갯짓'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15 15:48

유한양행 폐암신약 임상, 녹십자 혈액제제 FDA심사 주목
종근당·HK이노엔, 위식도역류 신약 공동마케팅 연장이슈
휴젤 보툴렉스 FDA 허가 도전, 대웅제약과 한판대결 예고
삼바·셀트리온, 美진출 바이오시밀러 성패에 관심 집중

제약바이오 하반기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지난 7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8월 첫 주 업계 공동의 휴가기간을 마친 제약바이오업계가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하반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과 승인, 주요 국제학술대회에서의 임상결과 발표 등 굵직한 이슈들이 예고돼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 2023)와 이어 10월 유럽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파트너사인 얀센과 함께 발표하는 이번 임상 결과는 얀센의 기존 항암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 요법 임상 3상으로, 결과에 따라 내년 상반기 미국 FDA에 신청 제출 예정인 레이저티닙의 허가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GC녹십자는 10년 넘게 도전해 온 면역글로불린(면역항체)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FDA 승인 여부가 하반기 가장 큰 이슈이다. 늦어도 내년 1월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되며, 허가 획득시 13조원 규모의 미국 혈액제제 시장에서 조 단위의 매출이 기대된다.

종근당과 HK이노엔은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의 공동 마케팅 연장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업계는 이변이 없는 한 기존 공동 판매 체제가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대웅제약의 경쟁 약물인 동일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출시 이후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동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두 약물은 상호 경쟁을 통한 시장잠식보다 공통점인 차세대 계열(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의 신약임을 내세워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인 고형암 치료 신약 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의 임상 1상 결과가 주목된다. 아직 임상 1상 단계이지만 앞서 지난 2016년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약물인 만큼, 임상 결과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익도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지난 7월 미국에서 각각 출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선전이 주된 관심사다. 23조원 규모의 미국 휴미라 시장에서 고농도 제형으로 오리지널과 차별화한 두 회사는 미국의 독특한 제도인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다수 확보가 성패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밖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 매출 1위 기업인 휴젤은 이달 말 미국 FDA에 주력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다.

현재 국내 기업의 보툴리눔 톡신 중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대웅제약의 ‘나보타’ 뿐으로, 보툴렉스도 FDA 승인을 받으면 미국 톡신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4분기 흑자전환 여부가 관심사이다.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 개발에 10여년을 투자해 온 SK바이오팜은 내년 중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처방 건수 1위 등극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가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판매해 수익률이 높은 만큼 올해 중에 분기별 영업흑자로 전환한 후 내년부터 연간 단위로 영업흑자를 기록해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의약품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는 올해 상반기 주요 제약사들의 호실적 행진이 자체 개발한 신약들의 선전에 힘입은 결과인 만큼 하반기에도 신약 매출 증대를 통한 수익률 개선과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R&D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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