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부담에 가성비와 대용량 크기 갖춘 음료 '인기'
업계, 트렌드 반영한 대용량 제품 출시 및 판매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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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코리아의 대용량 ‘트렌타’ 음료(왼쪽부터), 배스킨라빈스의 917㎖ ‘핑크 리치 리프레셔’, 이디야커피의 NEW아메리카노. 사진=각 사 |
17일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일부 메뉴 3종에 한해 887㎖(30온스) 용량의 한정판 ‘트렌타’ 사이즈를 도입한 이래 3주 만에 60만잔 판매고를 기록했다. 트렌타는 기존 최대 용량이던 벤티(591㎖)의 1.5배 크기다.
빠른 판매 추이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드립 추출 방식의 아이스커피도 새롭게 라인업에 추가했다. 트렌타 음료 판매량 중 절반이 콜드 브루일 정도로 대용량 커피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격은 한 잔 당 6500원이며 다른 트렌타 음료와 마찬가지로 테이크아웃 전용으로 판매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기간 한정 상품인 만큼 오는 9월 30일까지 트렌타 제품을 선보이고 추후 판매 동향에 따라 상시 판매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SPC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도 올 들어 출시한 31온스(917㎖) 대용량의 ‘917음료’가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 대표 숫자인 ‘31’에서 착안한 테이크아웃 전용 상품으로, 기존 레귤러 사이즈 음료의 2배 수준 용량을 자랑한다.
지난 5월 워터 블라스트 2종(자몽·유자)·아이스 아메리카노 음료 1종을 첫 선보인 이후 두 달 동안 누적 판매량만 13만 잔으로 인기도 높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기세를 몰아 최근 여름 시즌 한정으로 리치 맛의 과라나 추출물을 넣은 917㎖ 용량의 ‘핑크 리치 리프레셔’도 출시했다.
배스킨라빈스는 다음 달 신제품 대용량 리프레셔를 출시하고 인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시장 반응과 판매 추이를 검토해 ‘917음료’의 상시 판매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이디야커피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최대 용량 크기인 엑스트라 음료 주문량이 직전 2주보다 약 25% 늘었다. 이디야커피는 일부 음료를 대상으로 레귤러 대비 용량을 1.6배 가량 키운 ‘엑스트라 사이즈’를 판매하고 있다.
앞서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말 일찌감치 음료 용량을 대대적으로 조정했다. 기존 사이즈인 레귤러·엑스트라에 라지를 추가하고, 커피류 기본 용량을 레귤러(14온스, 420㎖)에서 라지(18온스, 532㎖)로 키운 게 핵심이다. 아이스 음료의 엑스트라 사이즈도 기존 22온스(650㎖)에서 24온스(709㎖)로 변경됐다.
식품업계에서 내놓는 커피·음료도 대용량이 대세다. 풀무원식품은 최근 2.3ℓ 용량의 대용량 냉장주스 ‘잇츠 프레쉬업’ 2종을 출시했다. 국산 사과·한라봉·감귤 등을 사용한 것이 특징으로, 가격은 한 개 당 9980원이다. 기존 자사 음료 중 215㎖·800㎖ 제품 대비 ㎖당 가성비가 좋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이색 대용량 제품으로 꼽히던 hy의 ‘야쿠르트 그랜드’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기존 야쿠르트 용량의 4배 이상인 280㎖ 제품을 시작으로 450㎖, 750㎖ 중·대용량까지 제품군을 넓혔다. 라인업 확대와 함께 인지도를 높이면서 지난 6월 기준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한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용량이 많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소비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이라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