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10억 이상 아파트 ‘불티’…타 지역은 분양 승인 취소에 ‘마피’ 수두룩
수성구 중심으로 회복세 보이는 것 vs 소득에 따른 거주지 분리 현상 심화
전문가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 따라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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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미분양 무덤’ 대구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자이’는 지난해 6월 분양을 시작한지 14개월 만에 계약률 90%를 넘어섰다.
범어자이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최고 9억6100만원으로 발코니확장비(3600만원)·시스템에어컨(644만원) 등의 옵션 비용을 포함하면 총 10억344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해당 단지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미달됐으나 지난 5월부터 계약률이 빠르게 증가하다가 현재 ‘완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수성구 부동산 시장 또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오는 12월 입주 예정인 범어동 ‘수성범어더블유’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달 24일 10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분양가(약 7억30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상승했다.
해당 단지 동일 면적 분양권은 지난 5월 7~8억중후반대에 거래됐으나 약 두 달 만에 2억원 이상 올랐다. 현재 수성범어더블유 동일 면적 분양권 매물은 저층 기준 12억원 중반대부터 호가가 형성돼 있다.
범어동 ‘힐스테이트범어’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14억원에 계약을 체결해면서 올초(11억300만원) 대비 약 3억원 상승했다.
수성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승세는 수치상으로도 뚜렷하게 보여진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8월 첫째 주(지난 7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2%)보다 0.03% 오르며 2021년 11월 셋째 주(-0.02%) 이후 1년 9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수성구 및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구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있다.
남구 대명동 ‘영대병원역골드클래스센트럴’은 지난 6월 분양 승인을 취소했으며 같은 지역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대명센트럴’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5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붙은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대구 내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서울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부터 부동산 경기가 회복됐듯이 대구는 수성구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대구 내 부촌인 수성구를 제외한 타 지역 분양가에 자잿값, 공사비 등 각종 가격 인상을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과 소득에 따른 거주지 분리 현상이 양극화를 심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의견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 전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의 특성 및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광역시의 소득 수준에 따른 거주지 분리지수는 2021년 0.01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 비해 광역시의 경우 고소득층은 고소득층끼리, 저소득층은 저소득층끼리 사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음을 의미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구 양극화는 향후 부동산 시장에 달려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구의 양극화 전망은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따라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한다면 서울이 강남3구를 중심으로 반등한 것과 마찬가지로 될 것이고 아니라면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하지만 수성구가 회복하며 대세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올해 하반기까지는 상승할 것이지만 내년에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