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경련 복귀 초읽기···준감위 ‘정경유착 발생시 탈퇴’ 권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18 11:02

18일 임시회의 열고 ‘조건부 복귀’ 의견 모아



22일 한경협 출범···4대그룹 재가입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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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18일 이와 관련 ‘조건부 복귀’를 권고하면서다. 준감위는 정경유착 발생 시 전경련에서 즉시 탈퇴할 것 등을 제안했지만 해당 단체의 혁신 의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를 표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친 뒤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삼성 준감위는 이날 2시간 넘게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쇄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 집중 논의했다. 회의 끝에 만장일치로 권고 의견을 정했다.

삼성이 이번에 전경련에 복귀하면 2017년 2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 15개 계열사가 전경련에서 탈퇴한 지 6년6개월 만에 다시 합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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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재논의를 위해 열린 임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이 위원장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큰 논의 대상이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경련 혁신안은 단순히 선언에 그칠 뿐이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 그것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입장으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며 "위원회는 근본적인 우려를 표명했고 이사회와 경영진에서 (재가입은) 구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준감위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가 삼성의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2020년 2월 출범한 독립조직이다. 이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위원 6명과 내부 위원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준감위의 결정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5개 계열사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전경련 복귀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앞서 5개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3차례 회의와 각사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거쳐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해산에 동의했다. 한경연 회원 자동 승계는 이사회와 준감위 논의를 거쳐 결론 낼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전경련은 앞서 한경연을 흡수·통합하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4대 그룹에 한경협 동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전경련의 명칭을 한경협으로 바꾼다. 동시에 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하는 정관 변경안과 류진 풍산 회장을 한경협 회장으로 추대하는 안건 등을 의결한다. 4대 그룹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종전의 한경연 회원 자격이 한경협으로 자동 승계된다.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은 지난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을 기업들에 요청한 사실 등이 드러나자 전경련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다만 준감위의 이번 결정으로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4대그룹도 전경련 재가입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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